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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음악 거장 조르디 사발 “옛 악기 불러내 옛 음악 깨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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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음악 거장 조르디 사발 “옛 악기 불러내 옛 음악 깨웠죠”

입력
2007.03.2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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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시간으로 나눠지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도서관에 잠들어 있는 것과 연주되는 것으로 나뉠 뿐입니다. 나는 죽은 음악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잠시 잠들어 있던 음악을 깨울 뿐입니다.”

고음악계의 거장 조르디 사발(66)은 옛 음악을 당시 양식으로 연주하는 원전 연주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스페인 출신인 사발은 원전연주 단체의 지휘자이자, 고음악학자이자, 비올라 다 감바(첼로와 유사한 옛악기) 연주의 대가다. 그는 바로크 음악가 생트 콜롱브와 마랭 마레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 의 음악을 통해 대중들에게 옛 음악과 비올라 다 감바의 아름다움을 알리기도 했다.

2003년, 2005년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사발은 22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옛 음악의 힘을 와인과 로마에 비유했다. “1965년 산 와인은 오래된 것이지만 그 느낌과 맛과 향은 여전히 살아있죠. 또 모든 시대의 양식이 혼재해 있는 로마가 옛 도시도, 현대 도시도 아닌 그저 로마인 것처럼 음악도 그냥 음악입니다.”

사발은 비올라 다 감바를 “인간의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완벽한 악기”라고 소개했다. “소리가 한 쪽으로 치우치는 첼로나 바이올린과 달리 비올라 다 감바의 현 6개는 나이든 남자, 어린 아이, 젊은 여자 등 모두 다른 소리를 냅니다. 현대 악기가 만들어낼 수 없는 음악의 중요한 순간에 필요한 악기이기에 오늘날 다시 무대 위로 불러내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내한에는 사발의 아내 몽세라 피구에라스와 딸 아드리아나가 동행했다. 둘 다 고음악 연주자들이다. 그는 가족과 함께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해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연습할 때는 많이 부딪힌다. 하지만 무대에 서면 하모니를 통해 모든 갈등이 사그러진다”고 말했다.

사발은 24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27일 통영시민문회회관에서 바로크 오케스트라 르 콩세르 드 나시옹을 지휘해 륄리의 <알세스테> , 마랭 마레의 <알시온느> , 헨델 <수상음악>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26일 영산아트홀에서는 ‘꿈’이라는 제목으로 비올라 다 감바 독주회를 한다. <세상의 모든 아침> 의 음악을 실연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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