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이 환자들의 정신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우울증을 경험하고, 자살 충동도 일반인에 비해 2배나 높다. 때문에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류마티스연구회 송영욱 회장(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이 이달 초 여성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205명을 대상으로 삶의 질을 조사한 결과 전체 환자 중 절반이 넘는 59.8%가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더구나 자살 충동을 경험하는 환자들의 수가 일반 성인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2006년 통계청 사회통계조사를 보면 국내 15세 이상 성인 중 자살 충동을 경험한 인구는 10.3%였으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2배가 넘는 22.3%가 ‘질병으로 인해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인해 식사나 옷 입기 등 기본적인 일상 생활조차 불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환자의 절반 이상이 질병으로 식사하거나 옷 입는 것이 힘들어졌다고 느꼈다.
요리나 설거지 등 가사 생활은 더욱 심해 70% 이상이 힘들게 느꼈다. 몸이 힘든 것은 곧바로 가족 간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환자의 절반이 가족 구성원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호소했고, 환자의 1/3은 남편 또는 파트너와의 성 관계가 힘들다고 답했다. 5명 중 1명 정도(18.1%)는 이혼이나 별거의 위험을 느끼거나 실제로 경험한 적이 있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관절에 통증을 느낀 후 진단을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너무 길었다. 1년 이상 걸린 환자가 41.2%였고, 이 중 17%는 2년 이상이나 소요됐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2년 안에 대부분의 관절과 뼈까지 파괴하는 무서운 질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턱 없이 긴 기간이다.
송영욱 회장은 “30~40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질병으로 인한 피해가 환자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로 확산되기 쉬워 환자가 정신적으로 더 힘들어 한다”면서 “조기에 발견해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만이 최선의 치료”라고 강조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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