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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야구단 '아웃'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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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야구단 '아웃'되나

입력
2007.03.2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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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유니콘스 프로야구단의 운명이 또 다시 바람 앞의 촛불이 됐다. 범 현대가(家)의 지원이 없거나 새로운 인수기업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선수를 팔아 구단을 운영해야 하는 비참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시즌 도중 공중분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하일성 사무총장은 21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그룹 사정이 여의치 않아 야구단에 운영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방침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KBO 신상우 총재는 얼마 전 현 회장을 만나 현대그룹의 야구단 운영을 요청한 바 있다.

현대 야구단의 구단주였던 고(故) 정몽헌 회장의 부인인 현 회장이 야구단 지원을 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정몽윤 회장의 현대해상화재보험 등 범 현대가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범 현대가는 ‘큰집’ 현대그룹의 지원을 전제로 올시즌에 한해 야구단 운영을 돕겠다는 자세였다.

현실적으로 야구단 매각이 어려운 만큼 현대가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현대는 야구단 간판을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선수를 팔아 운영비를 충당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프로야구의 수준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99년을 끝으로 해체된 쌍방울이 선수를 팔아 구단을 운영한 적이 있다.

현대는 야구단 지분의 76.2%를 보유한 하이닉스 반도체가 2001년 그룹에서 분리된 뒤 지분 매각을 원하면서부터 운영에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간 70억~80억원을 지원하던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올시즌부터 지원을 중단하기로 해 존폐의 기로에 몰렸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현대는 연간 180억원의 운영비 가운데 현대차그룹 75억원, 현대해상화재보험 40억원을 양축으로 현대오토넷,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현대증권 등에서 광고비 명목으로 나머지 운영비를 충당했다.

현대 김용휘 사장은 “3월에 선수단 및 직원들 급여(약 9억원)를 지급하는 것은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로는 장담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선수를 팔아서 야구단을 운영하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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