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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서 온 VIP '낮엔 축구 밤엔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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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서 온 VIP '낮엔 축구 밤엔 TV'

입력
2007.03.2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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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조선 TV 마음대로 봐요. 재미있던데요.”

17세 이하 북한청소년대표팀 선수들이 제주에서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20일 제주에 도착해 휴식을 취한 북한청소년대표팀은 21일 서귀포 강창학종합경기장에서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훈련을 실시했다.

선수단의 표정은 밝아 보였지만 ‘비공개 훈련’의 원칙 때문에 경기장 주변에서는 100여명의 경찰이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숙소에서 경기장으로 이동할 때에도 선수단 버스 앞뒤로 경찰 차량이 다중으로 경호를 했고, 현장을 찾은 20여명의 취재진들도 경기장 밖 창문을 통해 훈련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그러면 방한한 북한 청소년들의 훈련 외 상황은 어떨까. 대우는 특급이다. 북한 청소년대표팀은 박찬호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등 톱스타들이 방한했을 때 묵은 롯데호텔에서 1일 숙박비용 20만원에 달하는 VIP 대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보안만큼은 철통같이 지켜지고 있다. 훈련장 주변은 물론 선수단이 머물고 있는 호텔 9층 복도에도 안전 요원이 배치돼 있다. 호텔 9층에는 국가정보원과 경찰청 직원들이 상주하며 보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철통 보안에 비해 북한 선수들은 생각보다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의 설명. 입국 전에는 국내 대중문화를 접할 수 있는 TV채널을 봉쇄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막상 선수들은 국내 모든 TV채널을 자유롭게 시청하고 있다. 그런 탓인지 북한 선수들의 숙소는 늦은 밤까지 불이 꺼지지 않았다.

호텔 내 동선도 자유로운 편이다. 처음에는 카지노와 나이트클럽 등 호텔 내 부대시설에 대한 접근을 원천 차단할 계획이었지만 북측 선수단은 자율 통제로 이를 변경했다. 북한 선수단과 동행한 한 경호원은 “선수들은 방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긴 하지만 마주칠 때는 인사를 싹싹하게 하는 편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귀포=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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