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경제는 5.0%로 성장하며 양호한 성적을 올렸으나 실질 국민소득은 2.3% 증가하는데 그쳤다. 국제유가 급등과 환율하락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실제 소득 증가는 경제 성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1인당 국민소득(명목) 역시 1만8,372달러로 ‘2만 달러 시대’에 바짝 다가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환율 하락 등으로 인한 착시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06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는 847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증가했고, 물가 등을 반영한 실질 GDP는 5.0% 성장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전년 대비 11.9%로 증가한 1만8,372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환율 하락에 기인한 측면이 커 원화기준 GNI는 지난해 1,755만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물가와 교역조건 등을 감안한 실질 GNI는 675조원에서 691조원으로 2.3% 늘어났을 뿐이다.
전년도 GNI 성장률 0.7%보다는 증가폭이 컸지만 여전히 실질 GDP 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수치로, 1995년 이후 11년째 GNI 성장률이 GDP 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실질 GNI는 국민소득의 실제 구매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경제의 외형적 성장에 비해 실제 국민의 소득수준은 그다지 개선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달러 표시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실제 국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여전히 팍팍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기계류,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수출가격은 하락한 반면, 원유 등 수입원자재 가격은 상승하면서 실질 무역손실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실질 무역손실은 68조여원으로 전년(46조여원)보다 22조원 늘며 사상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올해 원자재 가격이 약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반도체 가격 하락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GDP 성장률과 GNI 성장률 격차가 지난해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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