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사상 최악의 무더위가 예고된 가운데 “기후변화가 국가 경제를 좌우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분석이 나왔다.
올해 초 ‘가장 더운 여름’을 예고했던 필 존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교수는 21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상학술 심포지엄 2007’에서 “올해 1,2월 전세계가 주목할 정도로 더운 겨울을 맞은 데 이어 여름은 엘니뇨와 대기온도 상승으로 역사상 가장 더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최근 100년간 지구 평균기온이 9.8도나 올랐고 ▦50년간 따뜻한 밤은 늘고 추운 밤은 줄었으며 ▦아열대지방은 가뭄이 늘었고 ▦단기간 집중호우가 늘었다는 점을 지구온난화의 근거로 들었다. 존스 교수는 “최근 50년 동안 전세계 평균온도 상승률은 최근 100년간 상승률의 2배나 될 정도로 온난화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반도 역시 이 같은 기후변화의 중심에 있다. 미래 기후변화를 예측한 기상청 기상연구소 권원태 박사는 “한반도는 21세기말 기온이 4.0도 오르고 강수량이 16% 증가할 것”이라며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세여서 21세기의 기후변화는 20세기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존스 교수는 “인도와 중국의 급속한 경제 발전이 기후변화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반도는 기온 상승, 대기오염 등에 대한 실질적인 대비책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가 엄청난 경제적 피해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 민승규 강희찬 수석연구원은 21일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로 변하고 있어 생태계 위협과 경제적 피해가 심각하다”며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태풍,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1960년대 연평균 1,000억원대에서 1990년대 6,000억원대, 2000년대 2조7,000억원대로 급증했다.
특히 1998년 강화군 집중호우(이재민 15만명), 2002년 태풍 루사(피해규모 5조4,700억원), 2003년 태풍 매미(피해규모 4조7,800억원) 등 최근 들어 기온상승에 따른 집중호우와 태풍 피해가 두드러졌다.
연간 황사발생 일수도 1980년대 평균 3.9일에서 2000년 이후 평균 12.4일로 3배 이상 늘어났고 피해규모는 연간 5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계명대 에너지환경계획학과 이명균 교수는 “기후변화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저탄소·무탄소 경제지향 트렌드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느냐 여부에 업계와 국가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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