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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별 색깔 지정 '중국, 色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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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별 색깔 지정 '중국, 色으로 말한다'

입력
2007.03.2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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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시들이 변신하고 있다.

강남 수묵화의 상징 지역인 항저우(杭州)는 짙은 회색의 수묵화 빛깔로, 아열대 기후의 남부 광저우(廣州)는 노랑빛으로, 눈의 도시 북부 하얼빈(哈爾浜)은 흰색으로 물들고 있다. 중국 도시들이 잇따라 저마다의 주조색채(主調色彩)를 지정하면서 특화된 자태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19일 광저우시 도시계획계획위원회는 기후 특성과 주민의 따뜻함을 상징하는 황회색(黃灰色ㆍ노랑과 흰색의 혼합 빛깔)을 도시의 주조 색채로 지정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주조 색채는 하나의 색깔을 의미하지 않고 같은 계열의 색채를 포괄하는 것으로, 주민들은 이 색채 계열에서 건축물 외관 색채를 선택해야 한다. 물론 강제는 하지 않지만 ‘튀는’ 색깔을 고집하기는 어렵다. 광저우시는 1년간 중산(中山)대학 연구팀과 실증적 연구를 진행한 뒤 이런 결론을 내놓았다.

앞서 빙설제(冰雪祭)로 유명한 하얼빈은 흰색을, 강남수향(江南水鄕)으로 불려온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는 녹색과 백색을 선택했다. 황토문명의 중심지 시안(西安)은 황토색과 홍갈색 빛을 대표 색채로 정해 황토빛 병마용을 연상케 했다.

대략 창장(長江) 하구의 물이 풍부한 도시들은 녹색 계통의 짙은 색을, 기후가 메마르고 추운 도시들은 회색계열을 선호했다.

회색 계열을 선택한 도시로는 정치 중심지로 황사 이미지가 강한 베이징(北京), 무난하고 온화한 이미지를 지닌 쓰촨(四川)성의 청뚜(成都) 등이다.

전문가들은 주조 색채에 걸맞는 빛깔을 내기 위해서는 도시 전체 건축물의 75% 가량이 주조 빛깔을 띠어야 하고, 20% 가량은 이와 비슷한 분위기의 색채를 지녀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주조색채를 선택한 도시들은 신축 건물에 상당한 규제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화통신은 “도시의 색조는 예술적 품위를 상징하는 것은 물론 지역 특성의 역사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전해 2000년 이후 걸음마를 시작한 중국의 색채 변신이 더욱 빨라질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도시의 ‘화장’은 경제 성장의 결과를 도시 미관과 도시계획 등으로 가시화하려는 현상으로 이해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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