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용 대림산업 회장이 20일 강신호 전경련 전 회장과 강 회장의 측근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 회장은 20일 전경련 임시총회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전경련 회장 선출과 관련된 잡음이 전경련에 큰 상처를 남겼다"며 전경련 사무국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또 강 전 회장이 3연임을 하려는 '과욕'을 부리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총회에서도 돌출 발언에 가까운 '70대 불가론'으로 신임 회장 선출을 무산시켰던 이 회장은 이날도 회장단 내부에서 오갔던 은밀한 논의를 공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재벌 총수의 모임인 전경련 회장단의 비공식적인 대화내용이 외부에 노출되고, 전경련 부회장이 회장과 사무국을 공개 비난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 회장은 "1월 25일 신라호텔 모임 때 강 회장이 한번 더 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갔는데, 돌아 오면서는 어떻게 하든 3연임을 막아야겠다고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날 회장단 회의에서 강 회장이 무리하게 연임을 시도, 반감이 생겼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 회장은 또 (강 회장 3연임에 적극적인) 조건호 상근 부회장이 6일께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27일이 강 회장 생일이고 29일이 동아제약 주총일이라는 걸 이유로 임시총회(20일) 연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조 부회장은 '29일까지 전경련 회장 직함을 갖도록 하는 게 그 동안 강 회장을 받들었던 사람들의 마지막 인정'이라고 주장했다"며 "이런 생각을 가진 이들이 지난달 총회에서는 어떤 생각(강 회장의 3연임을 의미)을 했겠느냐"고 비난했다.
이 회장은 "회장 선임이나 부회장 영입 등 인사문제는 치밀하게 다뤄져야 하는데도, 인사 대상자에 대한 예의부재와 보안부재 등의 난맥상을 보였다"며 "소임의 한계를 모르고 무분별한 발언으로 혼선을 야기한 사무국의 책임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 전 회장에 대해서도 "3년간 전경련을 이끄느라 피곤할 것이니 이제는 여유시간을 갖고 쉬셔야 하며, 미련을 떨쳐 버리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 회장은 또 19일 회장 간담회 결과를 설명하면서 조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할 것을 제안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지난달 70대불가론을 제기한 당사자로서 " 제안을 하는 것이 앞뒤가 안 맞아 보일지 모르지만, 나는 떳떳하다" 강조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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