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중국발 쇼크로 주가 폭락 및 환율 급등락을 경험한 국제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는가 싶더니 지난주에는 미국발 악재로 다시 출렁거렸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은 이처럼 한 번씩 터져 나오는 악재성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다가 다시 안정을 되찾는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그리고 최근의 불안정이 어떻게 귀결될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에 대한 속시원한 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사실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이를 점쳐보기 위해 짚어 보아야 할 중요한 요소가 어떤 것들인지 생각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주요국의 주가, 환율, 금리 등과 같은 금융 변수들은 단기적으로 각종 뉴스나 사건에 따라 수시로 변동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기, 물가, 국제수지 등과 같은 경제 펀더멘털에 의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시사 발언이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소식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을 친 것도 사실은 그 뉴스 자체의 파괴력 보다는 이들 뉴스가 향후 경기나 물가 등의 전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 맥락에서 최근 들어 국제금융시장에서 불안정한 모습이 자주 나타나는 기저에는 향후 세계 경기 또는 물가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근본적인 의구심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양호한 성장세를 구가하던 세계 경제가 미국을 필두로 점차 성장세가 둔화하는 기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물가상승 압력도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 둔화가 예상될 경우 정부와 중앙은행은 재정확대, 금리인하 등의 정책을 통해 경기부양과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높다면 경기 부양책 사용이 어려워져 정책 당국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혼란스러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격언을 되새겨 봐야 할 시점이다. 최근과 같이 혼란스러운 상황 아래서는 계속해서 돌출되는 각종 뉴스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주요국의 경제 성장세와 인플레이션 가능성, 국제수지 상태 등 보다 근본적인 요소들에 주목하는 것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을 이해하고 전망하는 데 더욱 유익할 수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 전광명 과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