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 당사국은 2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계속된 6차 6자회담 이틀째 회의에서 양자ㆍ다자 간 수석대표회의를 잇달아 열어 초기조치 단계 이후의 이행방안에 대해 본격 논의했다.
관심을 모았던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북미회동은 이날 저녁에야 극적으로 이뤄졌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동결 북한자금 2,500만달러가 베이징 중국은행의 조선무역은행 계좌로 이체되는 것이 계속 연기되는 바람에 벌어진 사단이다. 이 때문에 북미 수석대표 회동에 이어 남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 부상의 양자접촉도 있었으나 회동 시간은 길지 않았다.
북미 접촉에서 북측은 2ㆍ13합의의 전면 이행 의지를 다시 확인하면서 BDA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재차 요구했고, 미국은 북미 관계정상화를 위한 후속조치를 시행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는 이와 관련, “북측은 BDA 문제를 종결 지으라는 매우 강한 훈령을 본국으로부터 받은 듯 하다”고 이날 회담이 공전을 거듭한 배경을 말했다.
김 부상이 17일 베이징에 도착한 이래 남측 및 미측 수석대표와 별도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측은 BDA 동결자금의 송금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으나 늦어도 21일 오전에는 송금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접촉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핵심 당사국 간 접촉이 지연되다 보니 일부국가의 수석대표는 “북측이 회담에 나오지 않았다”고 단정 지어 외신들은 “북측의 보이코트”로 타전하기도 했다.
이어 열린 남측 차석대표 임성남 북핵기획단장과 김 부상의 접촉에서는 핵프로그램 목록 신고 문제를 60일 이내에 당사국이 토론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고, 초기조치 이후 핵프로그램의 신고와 불능화를 구분해서 처리하자는 데 공감했다. 또 초기단계 이후의 이행조치에 대해서는 큰 틀의 시간표를 그리는 게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상은 뒤늦게 이뤄진 북미, 남북접촉 후 “BDA 문제가 잘 될 것 같다. 오늘 밤 좋은 꿈을 꾸어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6자 수석대표 전체회의는 없었으며 21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21일 전체회의에서) 초기단계 조치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다음 단계 조치에 대해서는 개괄적인 의견교환 정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정진황기자 jhchung@hk.co.kr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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