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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요리사 출신 이근배씨, 8년 경험담 책으로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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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요리사 출신 이근배씨, 8년 경험담 책으로 펴내

입력
2007.03.2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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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시대의 칼국수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대통령들의 입맛은 어떨까?

노태우 대통령 시절부터 김대중 대통령 초기까지 8년간 청와대에서 양식 전문 요리사로 일한 이근배(51ㆍ사진)씨가 이 같은 궁금증을 풀어주는 에세이집 <청와대 요리사> (풀그림)를 내놓았다.

이씨에 따르면 대통령들은 고향이 제 각각인 만큼 식성도 지방색을 띠었다. 노태우 대통령은 산골 출신이라 된장류를, 바닷가 출신인 김영삼 대통령은 해물이나 생선을, 김대중 대통령은 홍어회를 좋아했다는 것.

조선시대 궁중이나 마찬가지로 청와대 주방은 철저하게 안전검사를 받지만 아찔했던 실수도 있었다. 대통령의 밥상에 올라간 갈치에서 낚시바늘이 나온 일, 식사시간 5분 전 밥솥에 생쌀이 들어있어 경호원을 시켜 인근 식당에서 밥솥을 통째로 사왔던 일, 청와대의 새해 오찬에 불어터진 떡국을 내놓은 일, 정상회담 자리에 빈 녹차 잔을 내놓은 해프닝 등이 그렇다.

김영삼 대통령의 임기를 모두 지켜보았기 때문인지 책에는 YS 시절의 비화가 풍부하다. 칼국수의 탄생 배경은 이렇다. 청와대를 들른 김수환 추기경이 김 대통령에게 당시 수입밀에 밀려 고사 직전이던 우리밀을 살리자고 제안했고, 마침 칼국수를 좋아하는 대통령의 식성과 맞아떨어져 YS칼국수가 탄생했다.

그러나 우리밀은 끈기가 없어 당시 조리팀은 반죽에 큰 애를 먹었고‘청와대 칼국수’가 널리 알려지면서 때로는 손님들이 쇄도하면 하루에 100인분이 넘는 칼국수를 불지 않도록 끓이기 위해 진땀을 흘렸다는 것이다.

카투사로 군 복무를 한 그는 동두천 미군부대 취사병으로 일하면서 요리를 배웠으며 서울프라자호텔 양식부에서 10년간 근무했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 청와대 출장을 자주 다녔는데 요리를 잘해 1990년 청와대측에 의해 발탁됐다.

1998년 청와대를 나와 현재 홈쇼핑에 곰탕 재료를 공급하는 식자재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이씨는 “짐작과 달리 대통령의 식탁은 밑반찬과 일품요리 서너 가지가 올라갈 정도로 단촐하다”며 “30여 년 요리인생이 농축된 청와대 조리사 시절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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