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지한파(知韓派) 경제인 제프리 존스(55ㆍ미래의 동반자재단 이사장)씨가 법원 초청 강연에서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온정적 판결을 비판했다.
20일 법원 등에 따르면 존스씨는 19일 오후 서울고법 주최로 매달 1회씩 열리는‘법원 아카데미’ 강사로 초청돼 판사, 직원들 앞에서 ‘놀면서 돈 버는 법’을 주제로 사법시스템과 경제성장의 관계를 이야기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하기 전 나에게‘한국의 재판은 외국인을 차별하지 않는가’를 묻는다”며 “한국의 판사들은 매우 똑똑하고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며 철저히 법에 따라 판결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의 초대형 분식회계 사건인‘엔론 사태’를 비교하며 한국 사법부가 경제인들에게 내리는 관대한 판결 경향을 ‘인간적’이라며 꼬집었다. 그는 “미국에서 1억5,000만 달러(한화 1,325억원)분식회계가 드러나 파산한 엔론의 전 최고경영자(CEO)에게 징역24년이 선고됐다.
이 정도면 기업인은 다시 기업활동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에서는 1조원이 넘는 분식회계를 해도 징역3년 정도가 나오고 그나마 6개월 복역하면 (보석으로) 나온다. 한국 법원은 미국에 비해 매우 인간적”이라고 지적했다.
엔론의 실제 분식회계 규모는 15억 달러 정도로 존스씨가 통계를 잘못 인용한 것이지만 그의 언급은 여전히 미국과 한국의 화이트 칼라 범죄에 대한 처벌 강조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돈을 벌려면 사회의 투명성, 일관성, 예측성이 필요하다”며 “결국 개인, 기업, 국가가 돈 버는 방법은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이고, ‘법에 의한 지배’가 기초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치주의의 실현을 위해 여러분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여러분에 의해 법치주의가 실현된다면 5년 후 주가지수는 2배로 오를 것”이라며 “만약 내가 틀리면 소주를 사겠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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