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앵커로 일본의 거대 가전업체 회장에 취임해 화제가 됐던 노나카 도모요(52)씨가 1년 9개월 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NHK와 민간방송에서 앵커 등으로 활약하며 유명해진 노나카는 2005년 6월 산요(三洋)전기의 회장 겸 최고경영책임자(CEO)로 취임했다. 경제 평론가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했던 그는 2002년부터 이 회사의 사외이사를 맡은 등 관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회장 취임은 일본 사회를 놀라게 한 깜짝 인사였다. 당시 경영부진으로 어려움에 빠졌던 산요의 창업자측이 경영세습 등에 대한 세상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취한 인사라는 지적도 있었다.
사임의 표면적인 이유는 경영을 둘러싼 경영진 내의 의견 대립이다. 19일 열린 산요전기의 임시이사회에서 노나카는 지난해 2월 표면화한 결산 부정 문제에 대해 제3자 위원회의 설립을 제안하는 등 철저하게 조사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 자리에서 사표를 제출했고, 바로 수리된 것이다.
그러나 내면적으로는 새로 대주주가 된 은행측과 창업자측의 주도권 싸움 와중에서 스스로 물러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창업자측 사람으로 회장에 취임한 그는 대주주들이 요구했던 사업체 매각 등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창업차측을 대변하는 입장을 취해 주주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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