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인구나 취업자 부가가치 비중 등에서 국내 경제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지만, 다른 지역과의 연관성이 별로 없는 섬과 같은 고립형 경제구조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 지역에 신규 투자할 경우 여타 지역으로의 파급효과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20일 '2003년 지역산업연관표 작성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지역간 산업연관표 작성은 사상 처음이다. 그 결과에 따르면 서울 인천 경기를 포함한 수도권이 국내 총산출액(GDP)의 44.9%, 부가가치액의 47.9%를 차지했고 전체 인구와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47.6%와 45.3%에 달했다.
하지만 수도권 경제의 타 지역에 대한 의존도나 기여도는 전국 꼴찌였다. 그 지역 총산출액 가운데 다른 지역에 재화와 서비스를 판매한 이출(移出)액 비중이 전국적으로 20~30%를 기록한 가운데, 수도권만 16.5%에 머물렀다.
타 지역으로부터 구매한 재화ㆍ서비스의 비중을 나타내는 이입(移入)률도 17.5%에 그쳤다. 지역 내 수요를 자체 생산하는 비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68%로, 자급자족형 고립경제의 특성을 보였다.
또 타 지역의 수요로 인해 수도권에서 생산이 유발되는 타 지역 수요 의존도 역시 21.3%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타 지역 생산 유발률도 23.7%에 그쳐 유일하게 20%대였다.
반면 강원과 충청권이 40%대로 타 지역 의존도가 높았고, 전라권과 경북권, 전남권이 30%대였다. 경남권의 타 지역 의존도는 30%대 초반으로 낮아 수도권에 이은 '제2의 경제축'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광준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도권에 인구 및 산업이 집중돼 있지만, 산업의 전ㆍ후방 효과는 가장 낮게 나타났다"며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비수도권 지역에 투자비중을 높이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분석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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