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공무원노조 인터넷 홈페이지에 인근 기초단체 간부공무원의 비리를 고발하는 게시물이 올라 부산시와 경찰이 20일 진상파악에 나섰다.
‘Y과장님께’라는 제목의 이 게시물은 A4용지 한 장 분량으로, 한 하위직 공무원이 기초단체에서 담당 과장과 근무하는 동안 겪은 비리 의혹을 담고 있다. ‘어느 말단 직원’이라고 밝힌 게시자는 “과장님을 처음 만났을 때 남다른 열정과 의욕을 갖고 엄정한 법질서를 세우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공직자 상을 보는 것 같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엄정한 법질서의 비밀은 촌지 수금을 위한 수단이었다”고 지적했다.
게시자는 “과장님은 철저히 시장경제원리를 적용, 현금이 들어오지 않는 현장은 가차없이 엄정히 다스리셨고, 그렇지 않고 촌지를 바치는 현장은 엄정한 법질서보다는 따뜻한 햇볕정책을 펴셨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어느 중견회사 회장은 과장님의 칼날 같은 법질서가 무서워 중형차 한대를 바쳤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학교에서 부정부패를 하지 말라고 배웠으나 공직에 들어와 과장님의 모습을 보며 혼란스러웠다”며 “이제 다시는 과장님과 만나고 싶지 않고 과장님처럼 산속에서 길목을 지키는 산적 같은 행정을 하고 싶지 않다”고 글을 맺었다.
부산=박상준 기자 s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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