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은 범여권 통합 움직임에 플러스일까, 마이너스일까. 대체로 통합을 촉진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오히려 주도권 다툼을 심화시킬 것이란 부정적 시각도 있다.
일단 손 전 지사의 탈당은 지지부진한 통합 움직임에 상당한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으로만 존재하던 ‘제3지대 창당론’이 힘을 받을 개연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은 “정치권과의 연대에 부담을 느끼던 시민사회세력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제3지대 통합론이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일 우리당 의총에선 손 전 지사의 탈당 이후에 대해 논의하던 중 비(非)한나라당 단일 교섭단체 구성 제안까지 나왔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손 전 지사의 탈당은 기존 정당의 틀을 뛰어넘어 통합 논의의 지평을 넓힌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각 정파의 주문과 러브콜도 쏟아지고 있다. 우리당은 “손 전 지사가 소신 있고 선명한 정책 노선을 갖고 정계개편에 나서야 한다”(송영길 사무총장)고 주문했고, 통합신당모임측은 “손 전 지사가 통합 작업에 동참하도록 공정한 지원을 하겠다”고 적극 나섰다.
민주당도 “손 전 지사가 전진코리아를 중심으로 기반을 넓힌 뒤 통합에 참여하면 된다”며 ‘빅 텐트론’을 다시 꺼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전혀 다른 시각도 나온다. 손 전 지사가 주목받는 만큼 정동영ㆍ김근태 전 의장, 천정배 전 법무장관 등 기존 주자들의 경계 심리도 확산되고 신당의 주도권 다툼도 심화할 것이란 점에서다.
손 전 지사가 기존 여권 주자들과 달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을 적극 찬성하는 점 등은 노선과 정책에 따른 범여권의 분열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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