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중동순방에 나서 금주 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최규하 대통령 이래, 27년 만에 이루어지는 정상의 방문이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와의 협력관계를 확인하는 방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 대통령은 국회에 해당하는 국정자문회의를 방문하여 중동과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의지를 연설할 예정이다.
● 경제위기 극복에 도움 준 우방
사우디는 우리에게 멀고도 가까운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1970년대 2차에 걸친 오일쇼크로 우리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을 때, 안정적으로 석유를 공급해 주었다. 그 뿐 아니라 우리 기업들이 사상초유의 호경기를 맞고 있는 사우디 건설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향후 경제발전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준, 인연이 깊은 나라다.
그러나 80년대 중반 이후 지속된 저유가와 2차에 걸친 걸프전쟁으로 사우디 경제가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과 국민들의 사우디에 대한 관심이 점차 멀어지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우디 사람들이 한국 기업과 근로자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으면서도 80년대 중반 이후 다소 소원해진 관계를 아쉬워하고 있다. 우리 국민도 사우디에 대해서는 피상적으로 우리 근로자들이 과거에 열심히 일한 적이 있는 열사의 나라로만 알고 있다. 금번 공식방문을 계기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사우디는 이슬람과 석유의 나라다. 이슬람이 없는 사우디는 상상할 수 없다.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에서는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가 헌법의 역할을 하면서, 모든 생활규범을 지배하여 왔다.
사우디는 세계 최대 산유국이다. 사우디 정부는 2005년 기준 2,598억 배럴의 확인 원유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세계 확인 매장량 중 25%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와 사우디 관계는 1962년 외교관계 수립 이후 꾸준히 발전하여 왔다. 19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중반까지 10년간 중동 건설 특수기에 수십만의 우리 근로자들이 흘린 땀은 사우디의 초석이 되었다. 사우디의 각종 궁전, 고속도로, 항만, 공항 등은 우리 근로자들의 우수성과 근면성을 생생하게 기억하게 하는 대표적 역작으로 각인되어 있다.
● 지금도 첫번째 해외 건설시장
사우디는 제1위 원유 수출국이고 첫번째로 큰 건설 시장이다. 지난해 우리 기업은 36억 달러에 달하는 건설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의 수주 실적이다.
또한 현대 자동차와 LG 가전제품, 삼성 휴대폰은 인기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두산 중공업은 담수화설비 수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2007년 80여명의 국비 유학생을 우리나라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노 대통령이 사우디와 함께 들를 쿠웨이트는 우리의 자이툰 지원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곳이다. 쿠웨이트와는 석유공동 비축사업과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펴나가고 있다. 또한 카타르와는 우리의 안정적 LNG 구매, 카타르의 LNG 운반선 발주 등에서 모범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길 주 사우디아라비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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