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향후 13년간 500억~600억위안(6조~7조원)의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 대형 항공기를 자체 개발, 제작한다.
중국 언론들은 19일 중국 국무원이 지난달 26일 상무회의를 열어 대형 항공기 개발 제작 회사(국유기업)를 설립하기로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국무원은 “대형 항공기 제작이라는 중요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여러 해 동안 중국 전체 인민의 숙원”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큰 항공기 사업의 특수성과 대형 여객기에 대한 엄청난 중국 국내 수요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지만, 향후 전략폭격기와 군수송기 등 군사력 증강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대형 여객기 시장을 양분하는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의 사업 전망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조만간 회사 설립 절차에 들어가 상하이(上海)와 시안(西安)에 공장을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 공장에서는 민용 항공기 연구 개발 제작을, 시안 공장에서는 군용기 개발을 주도하게 된다.
중국 전문가들은 상당한 기반 기술이 다져져 있기 때문에 13년 이내에 대형 항공기를 개발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좌석 70~90석 규모의 중형 여객기 ARJ21-700 의 자체 개발을 끝내고 조립에 들어간 상태이며, 그간 러시아 등으로부터 군사용 항공기 제작에 관한 기술을 상당히 이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국의 의도 대로 13년 안에 개발을 끝낸다 하더라도 당분간 상업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남방항공 관계자는 “중국산 대형 항공기는 보잉 등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영원히 연구 개발하지 않고 있다면 영원히 공백으로 남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으로 중국을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 시장으로 보고 공략중인 보잉과 에어버스는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버스는 2025년까지 중국측 대형 여객기 수요로 2,929대(3,490억 달러)로 예측했지만 이중 상당수는 중국산 대형 항공기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중국이 다양한 운항 거리의 대형 여객기를 종합 생산하는 경쟁력을 갖추려면 수십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국내 항공사의 엄청난 잠재 수요 등에 힘입어 장기적으로 만만치 않은 도전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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