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부천 신세계는 ‘동네북’이었다. 지난해 겨울리그까지 5시즌 동안 4강 플레이오프(PO)에 탈락했고 꼴찌도 3번이나 했다. 초창기엔 4번이나 우승한 명문이었지만 2003년 주축 선수들이 모두 떠난 뒤로는 ‘1승 제물’로 전락했다.
‘초보’ 정인교(38) 감독이 2007겨울리그에서 4년, 6시즌 만에 팀을 4강 PO에 올렸다. 2005년 6월 신세계 코치로 부임하면서 지도자의 길에 접어든 정 감독은 지난해 1월 감독대행을 거쳐 지난해 여름리그부터 정식 사령탑에 앉았다.
패배주의를 벗어라
정 감독은 지난해 겨울리그 직후 선수들을 이끌고 강원도 태백에서 체력 강화훈련을 했다. 정신력을 다지기 위해 해병대 입소훈련도 시켰다. 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훈련량도 하루 4시간에서 8시간으로 늘었다.
정 감독도 현역 시절 ‘사랑의 3점 슈터’ 이미지를 벗었다. 삭발까지 하며 강인한 인상으로 변모했다. “몇 년 동안 꼴찌만 하다 보니 패배주의가 만연돼 있더군요. 패배주의를 벗어야 이기는 농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죠.”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
신세계는 지난해 여름리그서 7승8패로 신한은행과 공동 4위에 올랐으나 상대전적에서 밀려 4강에 탈락했다. 그렇지만 정 감독과 선수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올해도 신세계는 객관적인 전력상 꼴찌 후보로 지목됐다. 그러나 보란 듯이 예상을 뒤집고 4강에 진출했다. 100%의 완성도는 아니지만 정 감독이 추구하는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가 통했다는 평가다. 정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무르익는 2, 3년 뒤엔 남자팀에서나 볼 수 있는 빠르고 공격적인 농구를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압박 수비로 일낸다
신세계는 오는 22일부터 정규시즌 1위 신한은행과 3전2선승제의 4강 PO를 갖는다. 정규시즌서는 4전패로 절대 열세를 보였지만 정 감독은 “승부는 모르는 일”이라며 조심스럽게 ‘이변’을 얘기한다.
“전패하긴 했지만 내용은 괜찮았어요. PO에선 전혀 다른 작전과 선수구성을 선보일 겁니다.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압박수비를 펼칠 거에요. 여기까지 왔는데 쉽게 물러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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