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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환의 나의 뮤지컬 이야기] <3> "영화 '갈채'에서 원미경과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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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환의 나의 뮤지컬 이야기] <3> "영화 '갈채'에서 원미경과 호흡"

입력
2007.03.1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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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와 <요지경> 을 연출, 제작한 이후 1980년대 초부터 중반까지 배우로서 바쁜 나날을 보냈다. TV드라마와 영화 출연, 라디오DJ 로 활동하면서 스케줄을 쪼개 <에쿠우스> <유리동물원> <갈매기> <밤으로의 긴 여로> 등의 연극 무대에도 꾸준히 섰다.

뮤지컬 작업은 1982년, 뜻밖에 영화에서 이어졌다. 뮤지컬 영화는 잘 제작하지 않는 한국 영화계에서 그 해 김응천 감독이 <갈채> 라는 뮤지컬 영화를 감독하면서 주연배우로 참여하게 되었다. 당시 최고의 인기그룹 송골매와 원미경씨가 함께 출연했고, 음악은 이철혁 선생님이 맡으셨다.

영화에서 나는 대학가요제에 참여하는 대학생 가수 역할이었고 노래는 대부분을 송골매의 배철수씨와 구창모씨가 불렀고 나도 못 부르는 노래 몇 곡을 영화 속에서 불렀다. 촬영하면서 노래연습 하느라 참 고생 많이 했고, 촬영 중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에 립싱크를 하느라 고생 많았던 기억이 난다.

최근 <시카고> <드림걸스> 등 외국의 뮤지컬 영화를 보면서 한국영화도 다양해지는 장르 속에 뮤지컬 영화의 제작을 기대해 보기도 한다. 영화 <갈채> 는 당시 유행하던 하이틴 영화의 붐을 타고 꽤 흥행에 성공했고, 송골매의 배철수 구창모씨는 이후 몇 편의 영화에 더 출연하기도 했다.

그 이후 80년대 중반까지 본격 뮤지컬 공연을 제작 하지는 못했지만 TV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 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 을 공연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DJ를 했던 <밤을 잊은 그대에게> 에서 뮤직 드라마를 방송하는 등 뮤지컬의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 84년에는 처음으로 뉴욕의 브로드웨이와 영국의 웨스트엔드에 가서 본 고장의 뮤지컬을 접하게 되었다.

해외 촬영이 흔치 않던 그 시절에 KBS에서 중동과 동남아를 배경으로 <불타는 바다> 라는 TV특집극을 촬영하면서 첫 해외 여행도 하게 되었다. 말레이시아에서 드라마 촬영을 끝내고는 바로 파리로 날아가 이두용 감독의 <낮과 밤> 촬영팀과 합류하여 유럽 여러 나라에서 영화촬영을 이어서 했다. 독일에서 촬영을 끝내고 나는 혼자서 배낭을 꾸려 유럽여행을 하고 뉴욕으로 가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처음으로 보게 된 것이다.

당시 뉴욕에서는 <캣츠> <팬텀 오브 디 오페라> <코러스 라인> <미스 사이공> 등이 공연 중이었고, 나는 그 공연들을 보면서 흥분과 감격에 휩싸였다. 작품의 감동도 컸지만 수십 개의 공연장이 모여져 있는 브로드웨이의 규모, 눈이 번쩍 뜨이는 무대 위의 메커니즘, 포스터의 카피 한 줄까지 모두 다 놀라왔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캣츠> 포스터의 문구. ‘공연장소 : Winter Garden Theater 공연일시 : Now & Forever’

고작 1주일 공연이 대부분이었던 한국 공연계에서 활동하던 나에게 ‘공연일시 Now & Forever’는 큰 충격이었다. 84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나는 한국에 돌아오자 바로 뉴욕에 가서 아예 몇 년을 살아보자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소위 스타 소리를 듣고 연극무대, TV, 영화에서 가장 바쁜 배우였지만 많은걸 보고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었고, 젊어서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많은 것들을 가슴에 품는 것이 더 큰 재산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85년 나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뉴욕 브로드웨이로 떠났다.

PMC대표ㆍ명지대 문화예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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