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유력 대선주자가 소속 정당을 탈당하는 것은 14대 대선 이후 일종의 관례가 돼버렸다. 이들은 당내 경선을 전후해 탈당한 뒤 다른 당으로 말을 갈아타거나 독자 신당을 창당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1992년 민자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던 이종찬 후보는 당시 김영삼 후보와의 세 대결에서 밀리자 경선 이틀 전인 5월 17일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이 후보는 3개월 뒤 탈당했고 10월 말에는 새한국당을 창당했다. 그는 12월 14일 정주영 후보의 국민당과 합당을 선언하면서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1997년 신한국당 경선에서 박찬종 후보는 “이회창 후보가 불공정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경선 직전인 7월 19일 후보직을 사퇴했다. 그는 대선을 열흘 가량 앞둔 12월 8일 탈당, 이인제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신당에 입당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실패로 더 이상 정치를 하기 힘든 처지가 됐다.
이인제 의원은 경선 결과에 불복하고 탈당했다. 이 의원은 97년 7월 신한국당 경선에서 이회창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지지율이 아들의 병역 문제로 급락하자 이 의원은 9월 13일 탈당했다.
이후 11월 4일 국민신당을 창당해 후보로 본선에 뛰어들었지만 3위에 머물렀다. 이 의원은 2002년 민주당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에게 뒤지자 4월 경선 후보직을 사퇴한 뒤 12월 초 탈당해 자민련에 입당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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