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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탈당/ 손학규, 여론 역풍 이겨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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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탈당/ 손학규, 여론 역풍 이겨낼까

입력
2007.03.1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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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19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노력과 고통을 동원해도 한나라당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을 탈당 이유로 들었다. 측근들은 “손 전 지사는 당에서 ‘경선의 장신구’로 취급 받고, 중도ㆍ개혁 성향 초선 의원들마저 대세론에 빠져 등을 돌리는 상황 때문에 외롭고 힘들어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손 전 지사가 탈당을 택한 근본적 이유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공고한 양강 구도를 허물기 어렵다는 현실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당 소속 의원의 80% 이상이 두 주자에게 줄을 서 있는 상황에서 운동권에 비영남 출신인 손 전 지사가 판세를 뒤집을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게 사실이었다.

손 전 지사는 앞으로 범 여권도, 한나라당도 아닌 ‘제3의 길’을 갈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손 전 지사가 “단지 가운데 있는 중도가 아닌 선진화 개혁세력”이라고 명명한 시민세력 등을 모아 새 판 짜기를 도모한다는 것이다. 그가 386 전문가그룹 ‘전진 코리아’를 전진 기지 삼아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 같은 중간지대 인사들과 손을 잡고 신당을 만든 뒤 중도ㆍ개혁파 정치인을 끌어 모으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럼 손 전 지사가 성공할 수 있을까. 그는 “망할 각오, 죽어야 산다는 각오로 나섰다”고 결기를 보였다. 그 만큼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의미다. 우선 그가 대선을 앞두고 말을 바꿔 14년간 몸 담았던 당을 떠난 것에 대한 여론의 역풍, 즉 ‘이인제 학습효과’를 이겨 낼 수 있을지가 1차 관문이다. 그의 지지도가 여전히 5% 안팎에 머물고 있다는 것도 약점이다.

‘정치인 손학규’로서의 리더십을 제대로 검증 받지 못한 그가 얼마나 세력을 모을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동참할 의원들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치적 오해를 막기 위해 아직까지 정치권 인사들의 동참을 권유하지 않았다”고 했다. 손 전 지사가 현재 철저히 혼자라는 얘기다. 손 전 지사가 결국 범 여권 등 기존 정치권에 흡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물론 손 전 지사가 현재 범 여권 잠재 주자들 중 지지도 1위이고, 마땅한 대안 주자가 없다는 상황에서 활로가 생길 수도 있다. 또 대선까지 9개월이나 남았다는 점도 그에겐 위안 거리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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