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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땀 흘려 일할 일자리 좀 없나요" 대학생 이색 '헌혈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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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땀 흘려 일할 일자리 좀 없나요" 대학생 이색 '헌혈 시위'

입력
2007.03.1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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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에 항의하는 표시로 헌혈운동을 벌이겠습니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지방의 대학생들이 일자리 창출을 요구하며 동시에 헌혈침대에 오르는 이색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한남대 총학생회는 20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교내에서 전교생 1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헌혈캠페인을 벌인다. 피땀 흘려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마련해 달라는 결연한 모습을 보이면서 기왕이면 사회에 도움을 주겠다는 기특한 발상이다.

이들이 작성한 선언문에는 참담한 현실이 절절히 녹아있다.

“100번이 넘게 이력서를 쓰고도 아무런 대답을 듣지 못합니다. 단과대학 수석을 하고도 문전박대를 당합니다. 지방대학 출신이고 또 여자라는 이유로 낙방에 낙방을 거듭합니다. 4년 뒤에도 사정이 지금과 같을까요?”

“앞으로 있는 힘을 다해 공부하겠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해 해외연수도 다녀오겠습니다. 일자리를 주십시오! 저희는 일하고 싶습니다!”

총학생회는 이날 청년실업 대책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낭독한 뒤 청와대와 국회, 노동부, 자치단체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남대 이영수 총학생회장은 “약 3,000여명의 학우들이 헌혈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해 적십자사에 10여대의 헌혈차량을 요청했다”며 “평화적이지만 비장한 시위로 보아달라”고 말했다.

학교측은 총학생회가 시위 방법으로 인도주의적인 헌혈을 선택한데 공감해 헌혈 참가를 ‘봉사활동 졸업인증 프로그램’에 따른 봉사활동시간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등 6개 대학생단체가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졸업장은 실업증명서’라는 현수막을 들고 청년실업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청년실업 해결을 위한 대학생기구를 구성, 실태조사와 포럼 등을 개최하고 대선 후보 초청토론회도 열 계획이다.

최근 통계청은 2월 말 현재 20대 취업자수는 399만2,000명으로 1986년 2월 이후 최저치라고 발표했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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