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은 소득이 늘어나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서비스 분야가 해외보다 현저히 높은 가격과 세계 최고수준의 물가 때문에 경쟁력을 잃으면서 국민들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05년까지 1인당 원화표시 국민총소득(GNI)과 1인당 국내 및 해외서비스 소비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소득이 1% 증가할 때 국내에서 관광·교육·의료 등 서비스 부문의 소비는 0.3%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해외서비스 소비는 0.8% 늘어났다. 서비스 분야 해외소비가 증가한 것은 우선 국내 관광·교육·의료 분야의 국제 경쟁력이 취약해 소득이 증가할수록 해외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내국인의 해외 구매력이 커진 것도 이같은 수요에 불을 붙였다.
국내 교육, 관광, 외식, 기호품 등의 물가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도 해외소비를 자극하는 주요인이다. 서울 일부 지역의 사교육비 정도면 미국 사립학교에 유학을 보낼 수 있고, 해외 골프·쇼핑 여행 가격이 항공료를 합쳐도 국내에서 소비하는 것보다 저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1990년대 국내소비 대비해외소비의 비율은 10% 초반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20%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국내에서 100원을 소비하면 외국에서는 20원을 소비하는 셈이다.
해외서비스 소비액을 국내서비스 소비액으로 나눈 수치는 1985년 4.9%에 불과했으나 90년 8.3%, 95년13.5%, 2000년16.2%로 높아진 후 2003년 17.1%, 2004년 19.4%에 이 어 2005년 에 는20.7%(잠정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원화절상과 소득증가, 주5일근무의 확대, 고령화 진전 등 해외소비를 촉진할수있는 요인들은점점 증가하는 데 반해 교육·관광 등 서비스의 비효율성은 단시일 내에 향상되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 소비증가율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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