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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야만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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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야만의 시대

입력
2007.03.1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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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 황소자리영화로 본 21세기 전쟁 "문명이 진보한다고?"

2003년 3월 20일 새벽 미국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남동부에 미사일 폭격을 가하면서 이라크전쟁이 시작됐다. 4월 9일 바그다드가 함락됐고, 개전 42일 만인 5월 1일 부시 미국 대통령은 걸프 해역에 있던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 호에 전투기를 타고 내려, 이 책의 저자 김성진이 ‘역대 미국 대통령이 벌인 가장 상업성 강한 원맨쇼’로 표현한 종전 선언을 했다.

국제문제 전문기자를 거쳐 동덕여대 교수로 있는 저자는 그리스 신화의 트로이 전쟁부터 이라크전까지, “수천 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도 전쟁의 본질은 그대로이며, 그것은 바로 야만성”이라고 말한다. ‘문명의 가면을 벗겨내고 야만의 본질을 고발하기 위해’ 그가 택한 도구는 영화다. 책은 이라크전을 비롯해 아프가니스탄 분쟁, 콜롬비아 내전, 팔레스타인 분쟁 등 9가지 분쟁의 기원과 전개과정, 의미를 각각 4~7편의 영화로 알기 쉽게 풀이한다.

거꾸로 영화가 현실이 되고, 전쟁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라크인이 가장 많이 본 영화는 무엇일까? 할리우드 영화 ‘왝 더 독(Wag the dog)’일 것이다(1997년 작. 선거를 앞두고 섹스 스캔들에 휘말린 미국 대통령이 가상의 전쟁을 일으켜 국민의 관심을 돌리고 선거에서 승리한다는 내용).

1998년 12월 16일 실제 지퍼게이트에 빠져 있던 클린턴은 ‘사막의 여우’ 작전으로 불린 이라크 공습을 감행했다. 미국 재야는 영화가 현실화했다고 비난했고, 후세인은 공습 직후 이라크 전역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이 영화를 상영하며 미국을 조롱했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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