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에 소비 광풍이 불고 있다. 새로 산 자동차에 싫증을 느껴 다른 차로 바꾸는 데 걸리는 기간이 3년 안팎에 불과하고,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의 20대 직장인 가운데 월급을 명품 구입이나 향락 생활에 지출해 단 한푼도 저축하지 않는 ‘월광족’(月光族)의 비중이 28%를 넘어설 정도이다.
18일 LG경제연구원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소비 문화가 갈수록 과시적이고 즉흥적인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1980년대 이후 태어나 공산주의 시절의 궁핍함을 경험하지 않은 소위 ‘80後’ 세대가 중국의 소비패턴을 바꿔 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80後’ 세대는 중국의 1자녀 갖기 운동에 따라 부모의 극진한 배려 속에 ‘소황제’로 불리며 커왔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황제식 소비를 하고 있다. 중국 전체로 4,000만명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한달 지출액은 일반 직장인의 1.4배에 이른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도 현지 시장조사 기관인 ‘서치 차이나’ 자료를 인용, ‘중국에서는 자동차를 지위와 재력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며, 그에 따라 승용차 교체 주기가 3년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이는 한국(2006년 6.5년)과 미국, 일본(7년 이상)의 절반 수준이다.
한편 중국 정부에게는 ‘80後’ 세대와 졸부를 사회통합을 해치는 ‘골치 덩어리’지만, 현지 진출 외국기업은 충성을 다해 ‘핵심 고객’으로 모시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현대자동차, LG전자, 소니에릭슨, 애플은 최고급 사양의 제품과 광고 모델을 내세워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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