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날.’
모든 것을 해낸 날이었다. 한 경기 2골을 뽑아냈고 최고 수준의 평점을 받았으며 쟁쟁한 프리미어리그 슈퍼스타들과 함께 주간 베스트 11에 뽑히는 영광까지 안았다.
‘파워엔진’ 박지성(26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2골을 뽑아내는 잊지 못할 대활약을 펼쳤다. 박지성은 17일 밤(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 구장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볼턴 원더러스와의 경기에서 선제골과 팀의 3번째 골을 터트리면서 4-1 대승을 이끌었다. 지난 달 11일 찰턴전 헤딩골 이후 35일만의 골이자 시즌 3,4호골이 한꺼번에 터진 것. 박지성이 한 경기에서 2골 이상 뽑아낸 것은 2005년 3월 PSV에인트호벤 시절 덴 하그전 이후 2년 만의 일이다. 박지성은 이번 골로 잉글랜드 진출 이후 통산 6골을 기록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주관 방송사인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을 주간 베스트 11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정했고 ‘골을 넣을 자격이 있었다’란 평가와 함께 평점 8의 후한 점수를 매겼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경기 뒤 “이 시기에 홈에서 4골을 넣은 것은 굉장한 일이다”고 반색을 감추지 않았다. 유럽 리그에서 3,4월은 우승을 위한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시기. 주전들의 체력은 떨어지게 마련이고 챔피언스리그와 FA컵 등 줄줄이 이어지는 경기 스케줄에 공격수들의 ‘킬러 본능’이 흔들리는 시점이다. 하지만 박지성은 이날 2번이나 골망을 흔들면서 퍼거슨 감독을 기쁘게 했다. 박지성은 전반 초반 결정적인 골찬스를 날렸지만 전반 14분과 25분 연속골을 터트리며 물오른 골감각을 과시했다. 24일 우루과이와의 대표팀 평가전을 앞둔 박지성은 이번 골로 기분 좋게 금의환향할 수 있게 됐다.
한편 ‘4호 프리미어리거’ 이동국(28ㆍ미들즈브러)은 빅리그 데뷔 후 첫 번째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았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이동국은 18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왔으나 별다른 찬스를 잡지 못한 채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아웃됐다. 스카이스포츠는 ‘힘이 부족했다’란 평가와 함께 비교적 낮은 평점 5를 줬다. 박지성과 이동국은 20일 FA컵 8강전 맨유-미들즈브러의 재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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