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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손학규 전 지사가 선택해야 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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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손학규 전 지사가 선택해야 할 길

입력
2007.03.1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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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방식이 ‘8월_20만 명’으로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이에 불만을 표해 온 손학규 전 경기 지사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경선 불참 의사를 이미 굳혔고, 탈당 등 ‘더 큰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그의 좌절과 불만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는 대통령 후보로서 별 부족함이 없다. 삶의 이력과 정치적 발자취로 보아 통합의 리더십에 가까이 가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언론이 약간의 억지를 섞어 ‘한나라당 빅3’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도 은근한 기대 때문이다. 이와 달리 당 내외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현실은 좌절과 비애를 안길 만하다.

그러나 현실 확인이 시간의 문제였을 뿐인 그가 이제 와서 후보 경선 방법론, 즉 뚜렷해진 경선 패배 전망을 이유로 도중 하차한다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현대 민주정치는 정당정치를 축으로 삼으며, 정치적 의사 결정은 정당 내부의 논의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국민의 선택을 통해 이뤄진다. 정치학자이기도 한 그가 이런 원칙을 외면하고, 정치적 타협의 산물인 후보경선 자체를 부인한다면, 다른 어떤 정치인보다 더 큰 실망을 안길 것이다.

그의 거취는 이미 개인의 선택이거나 한나라당 내부의 후보 경선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민주화 이후 우리는 여러 번 경선 불복과 탈당을 지켜보면서 그것이 참된 민주화를 가로막는 폐습의 하나라고 여겨왔다. 절차의 민주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끝까지 가는 후보 경선을 보고 싶다.

아까운 정치인 하나를 또 잃고, 선택의 자유가 제약되고, 끝내는 정치적 무관심이나 허무주의로 흐를 사람들의 마음도 헤아려야 한다. 한나라당을 나와 ‘통합신당’에 참여할 수도 있다지만 특정 정파의 재집권 전략이기도 한 통합신당에 특별한 명분이 있을 리 없다.

무엇보다 순간적 유혹에 휩싸여 경선 불복과 탈당을 택한 인사들의 정치생명이 가물거리고 있지 않은가. 명분도 없고, 정치 생명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길을 가는 대신 강인하게 버티며 현실변화 노력을 계속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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