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는 영어를 좋아하고 주위에서 잘한다는 칭찬도 듣던 아이들 중 중학생이 된 뒤 갑자기 영어공부에 흥미를 잃는 경우가 왕왕 있다. 십중팔구는 학교에서 치르는 영어시험, 즉 내신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탓이다. 어릴 적 놀이 삼아 즐겁게 배우던 영어가 어느 순간 시험공부로 바뀌면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특목고 입시 등에 있어 내신반영 비율을 높이려는 교육당국의 정책방향을 고려할 때 내신의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신 한 두번 실패한 경험이 장기적으로도 아이들의 영어 공부 성패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영어 내신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4단계 내신관리법’을 권하고 싶다.
1단계는 영어교과서 본문을 통째 외우는 방법이다. 물론 교과서 내용을 이해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실력이 조금 떨어져 암기가 어렵다면 번역본을 옆에 놓고 큰 소리로 영어문장을 여러 번 읽는 게 좋다.
2단계는 교과서내의 중요 단어, 중요 어법 사항을 안보이게 지우거나 공란으로 만든 뒤 채우는 연습이다. 알맞은 전치사 찾기, 문장 하나를 통째로 가린 뒤 문맥을 유추해 영작하는 식의 훈련이 필요하다. 3단계는 최소한 2~3년 정도의 학교별 내신 기출문제를 입수해 풀고 틀린 것을 다시 확인하는 ‘족보 파악’ 과정이다. 각 학교별로 30% 가량 출제하는 서술형문제 대비에 특히 유용하다. 족보닷컴, 내신닷컴 등 인터넷사이트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4단계에서는 교과서 이외에 학교별 프린트물이나 부교재를 꼼꼼히 점검해 다양한 응용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 시험 전날에는 새로 이해한 부분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예상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내신을 대비하는 기간은 1~2주 정도가 적당하다. 1, 2단계를 끝낸 아이가 80점을 맞는다면 3단계는 90점, 4단계까지 마치면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는다는 게 오랫동안 현장에서 지켜본 결과다.
평소 공부습관도 중요하다. 먼저 자신만의 노트정리 방법을 하나씩 갖도록 하자. 2006년 서울대 인문대 장학생으로 입학한 유모군은 “필기를 깔끔하게 할 필요는 없지만 노트정리는 미루지 않고 수업이 끝난 직후 바로 하는 습관을 키웠다”고 말했다. 시간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면 필기를 따로 하는 것보다 교과서의 빈 공간을 활용하거나 핵심내용을 요약한 포스트잇을 각 페이지에 붙여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자신만의 시스템(SYSTEM)을 찾아야 시간과 에너지, 금전을 절약할 수 있다(Save YourSelf Time, Energy, Money)는 뜻이다.
2001년 시작된 7차 교육과정의 기본은 ‘교과서에 충실하라’는 것이었고, 내신출제 영역도 단어와 독해에 집중됐다. 하지만 2004년 이후 비교과 영역 문제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서울 강남 ㄷ중 3학년 2학기 영어시험에 수요공급 등 그래프를 제시하고 정확한 내용을 묻고, 사회 이슈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한 통합형 문제가 출제된 것이 그런 예이다.
더구나 2009년부터 도입되는 새 교육과정에는 말하기, 듣기 영역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과거에는 벼락치기 공부만 잘해도 영어내신을 잘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각 영역의 기초실력을 튼튼히 하고 내신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하는 ‘평소실력과 내신성적의 삼투압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DYB최선어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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