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6자 회담이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미국과 북한이 2ㆍ13 합의 이행을 위한 실무회담에서 상당한 성과를 보았고, 어제까지 열린 한반도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에서도 생산적인 논의가 전개된 것으로 알려져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가 크다. 특히 북한이 모처럼 나름대로 성실한 자세를 보이는 듯해서 전망이 어둡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북한의 행동은 끝까지 두고 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경험이다. 2ㆍ13 합의에서 중유 제공 등 각종 지원 문제를 구체적인 핵 관련 조치 이행과 분명하게 연동시킨 것도 경험에 근거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우리 정부와 정치권 일각의 움직임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같아 좀 걱정스럽다. 2ㆍ13 합의가 공식 발표되기도 전에 북한과 남북 장관급 회담 재개에 사실상 합의한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어 2주 만에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이 먼저 공격 받지 않고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정신병자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말을 했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북한의 2인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남북 정상회담 의사를 타진한 듯한 발언을 하더니, 5월 남ㆍ북ㆍ미ㆍ중 4개국 외무장관 회담에 이어 4개국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아리송한 얘기를 했다.
정부 또는 특정 국가가 그렇게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인지, 주변 정세나 여건으로 보아 그렇게 될 것이라는 전망인지 모호하기 이를 데 없지만, 국민들로서는 막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여기에 열린우리당 쪽에서 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하는 것까지 겹쳐 생각하면 이런 걱정은 더한다.
북한 핵 문제는 고농축우라늄(HEU) 핵 프로그램 규명 및 기존 핵무기 폐기 등 완전 해결까지 갈 길이 멀다. 그 도중에 온갖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 진지한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예상이다. 북한의 언동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거나 너무 일찍 앞서 나가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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