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와이브로(휴대인터넷)가 12월부터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에 본격 상륙한다.
최지성(사진)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18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정보기술(IT) 및 통신 전시회인 세빗(CeBIT) 2007에 참석, “삼성전자의 와이브로 시스템이 현재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 DC에 깔리고 있고, 올 연말부터 본격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와이브로의 상용 서비스는 미국의 이동통신업체인 스프린트 넥스텔을 통해 이뤄진다.
최 사장은 “미국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하게 된 것은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며 “시스템 공급에 이어 와이브로 단말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미국의 와이브로 서비스는 와이브로 전용으로 하기 보다는 기존 통신 방식인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EVDO방식과 결합된 듀얼모드 형태로 제공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혼자 모든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 사업자들과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를 맡은 스프린트 넥스텔은 와이브로를 4세대 이동통신으로 규정하고 삼성전자, 모토로라, 인텔과 협력해 서비스를 본격화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와이브로의 미국 상용서비스 성사는 그 동안 통신분야의 후발 주자였던 한국이 이제 통신 선진국인 미국에 통신시스템을 수출하고,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와이브로 시스템을 보급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나아가 국내에서의 서비스 부진으로 한때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했던 와이브로가 한국의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삼성전자는 중국과 인도는 물론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브라질, 베트남, 페루, 중앙아시아 등지에 와이브로 시스템을 수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국내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않은 탓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이제 미국에서의 상용 서비스를 계기로 전세계에 와이브로 기술을 수출하는데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될 전망이다. 때 마침 한국에서도 KT 등 통신 사업자들이 와이브로 서비스를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이 기술에 대한 타당성 입증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일본 총무성이 7,8월께 실시할 예정인 2.5GHz 주파수 대역의 차세대 광대역 무선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선정에도 일본의 통신회사인 KDDI의 와이브로 장비공급업체로 참여할 예정이다. 일본 NTT도코모, 포스트뱅크BB 등 일본내 5개 통신사업자가 참여하는 이번 시범사업자 선정에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포스데이타도 NTT도코모와 협력해 참여할 계획이다.
하노버(독일)=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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