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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이건 어때요?] 터졌다! 반짝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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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이건 어때요?] 터졌다! 반짝 발상

입력
2007.03.1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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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돌 보일러에 시원한 물을 흘려 보내 여름철 냉방비를 줄일 순 없을까요.”,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 공급에 투자를 늘려 물 공급을 이원화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성인병 환자들을 위한 전문요양 시설을 건립합시다.”, “휴대폰에 자동차 리모컨 기능을 추가하는 건 어때요.”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홈페이지로 이메일로 전화로, 경로는 다르지만 봇물처럼 밀려들고 있다. 한국일보가 민간 싱크탱크 희망제작소, 행정자치부와 손잡고 ‘이건 어때요? 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공동 기획을 시작한 이후 달라진 모습이다.

▦시민 아이디어 평소의 5배 늘어

희망제작소는 요즘 시민들이 보내온 각종 아이디어를 검토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희망제작소 홈페이지에는 1주일에 20개 정도 접수되던 아이디어가 13일 첫 보도가 나간 이후 18일까지 1주일도 안돼 80여 개가 올라왔다. 이런 추세라면 매주 평소 때의 5배인 100개 안팎의 시민 아이디어가 접수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한국일보와 희망제작소에는 시민들의 아이디어 제안 전화도 40~50통이나 걸려왔다. 홈페이지 방문자 수도 하루 평균 1,000여명에서 3,000여명으로 늘어났다.

시민 아이디어 중에는 당장 실천 가능한 것도 많다. 한 시민은 지하철 출입구 내ㆍ외부에 서로 다른 색깔을 이용해 동서남북 방향을 표시하자고 제안했다. 방향 감각을 잃을 경우 출입구에 표시된 색깔만 보고도 목적지를 찾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시민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는 예상보다 빨리 현실화하고 있다. 13일 ‘현금 인출 때 수수료 먼저 알려주세요’라는 아이디어가 보도되자, 농협중앙회는 ‘출금 전 수수료 공지’를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농협 업무지원팀 김민규 대리는 “금융기관에 10년 넘게 근무하면서도 느끼지 못했던 고객들의 불편 사항을 한 대학생의 제안으로 알게 됐다. 기사에 실린 시민 아이디어를 농협중앙회 전산부서에 ‘좋은 제도’로 정식 제안했다”고 본보에 알려왔다.

▦아이디어 올릴 맛이 난다

정부 각 부처는 “한국일보가 근래 보기 드문 참신한 기획을 시작했다”며 “시민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정책 결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 국민 제안을 검토하는 부서들은 한결 같이 “소개된 아이디어가 엄선된 것인 만큼 적극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총리실 이동범 과장은 “이미 발표한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안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시민들도 “아이디어 올릴 맛이 난다”며 크게 반기고 있다. 회사원 유승환(33)씨는 “예전엔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정책에 반영될 지 회의적이었다”며 “언론사와 시민단체가 손잡고 시민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주부 박지희(31)씨는 “일반 시민들이 무엇을 불편해 하고 무엇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지 정부와 기업이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희망제작소 안진걸(35) 사회창안팀장은 “지방자치단체와 다른 시민단체에서도 시민 아이디어에 좀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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