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최저소득층 가계의 만성적자가 심각한 수준이다. 가계 지출이 가처분소득(개인소득 중 소비나 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보다 50% 가량 많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은 18일 ‘한ㆍ일 최저소득층 평균 소비성향 비교 및 시사점’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도시가구 하위 10% 계층의 평균소비성향(소비지출/가처분소득)이 2003년부터 140~150%에 달한다”고 밝혔다.
도시가구 하위 10% 최저소득층의 평균소비성향은 외환위기 이전(1982~1997년) 127% 수준이었으나, 외환위기 충격으로 1998~1999년에는 147%로 급등했다. 2000년 이후에는 잠시 하향세를 보여 2002년 131%까지 떨어졌으나 2003년과 2004년에는 150% 이상으로 급등했다. 2005~2006년에는 148%와 146%로 소폭 하락했다.
저소득층의 만성 적자는 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1980년대 초 20% 중반에서 1997년 12%까지 떨어졌던 최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증가 비율은 2003년 이후 51.8%까지 급등했다. 2003년 이후 내수 위축으로 소득 수준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저소득층은 소비지출 규모를 줄이지 않는 대신 부채만 크게 늘린 것이다.
금융연 박종규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의 하위 10% 계층은 2001년 성장률이 0.2%로 떨어지자 평균 소비성향을 전년 86.9%에서 82.8%로 낮춘 반면, 우리나라 최저소득층은 2003년 불황 당시 평균 소비성향을 오히려 20%포인트 높였다”고 지적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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