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우는 역할 하고 싶다"… '어떻게' 관심 집중
*낙산사 인근 암자에 칩거… 장고 계속"중재안은 이명박·박근혜 주장 중간점 일뿐" 거부
전날 강원 양양 낙산사로 내려온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16일 아침 일찍 낙산사 주지인 정념스님과 설악산 등반을 했다가 정상 근처에서 헤어진 뒤 인근 암자에서 혼자 고민에 잠겼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정념스님에게 “우리 국민이 저력이 있고 힘이 있기 때문에 뚜껑만 열어주면 대단한 나라가 될 수 있다”며 “꽃을 피우는 역할을 하고 싶고, 그런 역량을 갖추기 위해 일해왔다”고 말했다고 한다.
손 전 지사의 측근들은 “단순한 경선불참이나 탈당이 아닌 정치의 지속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며 “늦어도 19일 전에는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손 전 지사 측 대리인인 정문헌 의원은 강재섭 대표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제시해 수용된 ‘8월-23만명’ 중재안에 대해 일단 거부입장을 밝혔다.
중재안 자체가 두 주자 주장의 중간점을 찾은 것으로 손 전 지사의 입장(9월-100만명)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강 대표가 17일 중재안을 들고 손 전 지사를 만날 방침이지만, 현재로서는 손 전 지사가 동의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에 따라 손 전 지사가 경선 불참 선언을 한 뒤 2선에서 당 안팎 상황을 주시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일각엔 여야를 망라한 중도 세력들의 모임인 ‘전진코리아’가 자체 대선후보를 옹립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손 전 지사가 유념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반면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강 대표의 중재안을 수용함에 따라 빅3 주자중 혼자만 거부하고 있는 모양새가 된 것이 손 전 지사에게 부담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더구나 소속 의원들도 경선 흥행과 본선에서의 역할 등을 강조하며 거의 한 목소리로 손 전 지사의 경선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손 전 지사가 대승적 차원에서 경선참여 결단을 내릴지 모른다는 추측을 낳는 정황들이다.
손 전 지사는 “내가 어떻게 하는 지를 지켜보라”고 한 적이 있다. 지금 정치권의 모든 이목이 그의 말 한마디에 쏠려있다.
양양=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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