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역할론' 맞물려 행보 주목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동교동계에 복귀했다. 최근 범여권에서 동교동계의 정계개편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 전 대통령측 최경환 비서관은 16일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인 김 전 대통령이 박 전 장관을 평화센터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매일 동교동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김 전 대통령의 강연 저술 해외방문 등 활동을 보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2003년 6월 대북송금 사건으로 구속된 뒤 지난해 11월 지병인 녹내장 때문에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석방됐으며, 이어 지난달 9일에는 특별사면 조치를 받았다.
그는 내달 5, 6일 김 전 대통령의 전북대 강연과 5월 독일방문을 수행할 예정이다. 박 전 장관은 이에 앞서 특사 직후 김 전 대통령의 일본 오키나와(沖繩) 휴가에 동행하기도 했다.
그의 복귀가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동교동계의 결집과 무관치 않다. 김 전 대통령이 범여권 통합의 필요성을 거듭 주문하고 있고, 차남 홍업씨는 4월 재ㆍ보선 출마를 선언했다. 7일에는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자택에서 열린 권 전 고문 생일잔치에 문희상, 배기선, 김부겸 열린우리당 의원과 한화갑 설훈 김방림 전 민주당 의원 등이 모여 범여권통합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박 전 장관은 일단 홍업씨의 선거운동을 도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추징금을 내지 않아 자택 경매절차가 진행된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300만원을 돕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박전장관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모 종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는 지난해 형집행정지 기간에 김 전 대통령의 2차 방북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2000년 4월 문화부 장관 재직 때는 김 당시 대통령의 대북특사 자격으로 북한과 접촉해 같은 해 6월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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