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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 '철없는 유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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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 '철없는 유희라고?'

입력
2007.03.16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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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프레 분장 속의 아이들 / 이종헌 글ㆍ사진 / 지성사 발행ㆍ216쪽ㆍ1만3,000원

‘코스프레’는 ‘코스튬 플레이’의 준말로, 복장을 뜻하는 ‘코스튬’(costume)과 놀이를 뜻하는 ‘플레이’(play)의 합성어다. 대중스타나 만화, 컴퓨터 게임 등에 등장하는 인물의 복장을 입고 그들의 말투와 행동을 따라 하는 유희로 최근 청소년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기성 세대는 이들 청소년을 보고 생각 없이 왜색(倭色) 문화를 추종한다며 혀를 찬다. 그들을 ‘현실 도피자’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할로윈 파티나 가장무도회에서 알 수 있듯, 코스프레의 기원은 서구에 있다. 단지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 시장이 크기 때문에, 일본 캐릭터가 코스프레 대상으로 많을 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다세포소녀> <라디오스타> 등의 영화와 ‘패션 7080’ 같은 TV 개그 코너에서 코스프레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사진 작가인 저자가 코스튬 플레이어의 일상과 속내를 글과 사진으로 진솔하게 담은 책이다. 만화와 게임을 좋아하며 등장 인물의 복장을 따라 하게 되었다는 이들은, 더러 의상과 미술을 전공하는 대학생이 되었고 전문 만화가나 게임 업체에서 일하는 직장인이 되기도 했다.

이들에게 코스프레는 나쁜 취향의 발현이 아니라 즐거운 취미 생활인 것이다. 저자가 이들을 곱지 않게 보는 어른에게 “편견을 버리라”고 말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쯤 되면 코스프레를 하나의 문화로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 코스프레를 비정상적인 문화로 쉽게 재단하는 이들이 오히려 현실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을까.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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