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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홍업씨 보선 출마는 국민 우롱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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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홍업씨 보선 출마는 국민 우롱행위

입력
2007.03.16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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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가 4ㆍ25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의 의원직 상실로 자리가 빈 전남 무안ㆍ신안 지역에서다.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은' 형 김홍일 전 의원의 모습과 그대로 겹친다. 선거구를 봉건 영지처럼 여길 수 있는 발상이 놀랍고, 세상이 다 아는 뻔한 이유에 금색 칠을 하려는 거창한 출마의 변이 실소를 자아낸다.

그는 출마 이유로 개인적 명예 회복과 '민주세력 통합'을 들었다. 그러나 DJ 집권 말기 권력형 비리의 축이었던 '홍3 트리오'의 일원으로서 실형 선고를 받은 일에 명예 회복을 운위할 처지가 아니다.

민주적 정부와 사회 분위기, 개혁적 사법 문화 속에서 이뤄진 합법적 절차에 따른 법원의 판단에 무슨 토를 달겠다는 것인가. 그래도 정말 억울한 누명으로 명예가 손상됐다고 생각한다면 정치 중심이자 자신의 주된 활동무대인 서울에서 정치적 '재심'을 받을 일이다. 아버지와 그의 충직한 측근들이 일군 텃밭에서, 정치적 이성과 거리가 먼 인정(人情)을 얻는다고 무슨 명예회복이 되겠는가.

민주화 이후 정치적 수사로서의 의미만 남은 '민주세력 통합'을 무소속 후보가, 그것도 대통령선거도 아닌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들고 나오는 것은 어색한 일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로서, 때로는 동지로서 쌓아온 과분한 경험"을 앞세우고, "무안ㆍ신안은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인데도 낙후돼 참 불쌍한 곳"이라는 '아버지 말씀'으로 허술한 논리를 메웠다면 '솔직하긴 하다'는 평가라도 얻을 수 있었다.

그의 출마에 대한 정당들의 태도 또한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통합신당 등 인위적 정계개편에서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에 많은 부분을 기댈 수밖에 없는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에서 비판 대신 맞장구만 터져 나오는 건 그렇다고 치자.

한나라당까지 입을 다문 모습은 "호남을 무시하고, 자존심을 짓밟는 처사"라는 전남ㆍ광주 시민단체의 비난과도 너무 대조적이다. 국민을 우롱하는 정치권의 총체적 희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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