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정으로 돌아가자" "수렵전통 살려내자" "反 이슬람, 反 EU"
*30대 집배원에서 극우파까지 40여명 출사표
*1차 투표 빅3 표 잠식…대선 판도 영향 촉각
1차 투표를 한 달여 앞둔 올해 프랑스 대선에는 주요 후보 외에 왕정복고주의자부터 우편물 배달원, 수렵인 정당 당수 등 이색 군소 주자들이 다수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군소 후보는 주류 후보들의 표를 잠식하며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실제로 2002년 대선에서는 16명이란 기록적인 후보가 대선에 출마해 표를 분산시킴에 따라 극우파 정치인 장 마리 르 펜이 결선에 오르는 이변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선출직 공무원 500명의 추천 서명을 확보해야 최종 후보에 오를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됐다. 40여 명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서명 마감일을 하루 앞둔 15일까지 500명 서명을 확보한 주자는 집권당의 니콜라 사르코지,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중도파 프랑수아 바이루, 르 펜, 공산당의 마리-조르주 뷔페, 가톨릭 민족주의자 필립 드 빌리에, 노동자당의 제라르 쉬바르디, 노동자투쟁당의 아를레트 라기예, 녹색당의 도미니크 부아네를 포함해 10명 정도다.
이들 중 라기예는 국가 보조금 주택에 살고 있는 트로츠키파 은퇴자이며, 빌리에는 유럽연합(EU) 등 유럽 통합 움직임에 반대하고 강한 반 이슬람 정책을 표방하는 또 다른 극우주의자다.
공산주의혁명동맹의 올리비에 브장스노는 당선되면 대통령제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한 30대 집배원이다. 이브-마리 아들린 왕정연합 당수는 영국식 입헌군주제 실시를 주장한다.
프레데릭 니우스는 전통적인 프랑스 농촌생활의 가치를 수호하자는 수렵인 정당인 ‘사냥ㆍ낚시ㆍ자연ㆍ전통’을 이끌고 있다. 반세계화 농민 운동가인 조제 보베는 유전자변형 옥수수밭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자칫 옥중 선거운동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처지다.
언론인 니콜라 미게는 속임수를 동원해 시장들로부터 추천을 받으려고 시도하다 이틀간 유치장 신세를 지기도 했다.
한 지방 시장은 시 예산 마련을 이유로 대선 주자 추천 서명을 경매에 부쳤는데, 사업가인 라시즈 네카즈 후보가 이에 응해 1,550유로(약 195만원)짜리 수표를 써 주고 추천 서명을 받았다. 네카즈는 그러나 “이런 일이 민주주의의 나쁜 이미지를 유발한다”며 곧바로 서명 용지를 찢어버리는 기행을 보였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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