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출렁 기쁨과 슬픔 / 허은실 글ㆍ홍기한 그림 / 아이세움ㆍ8,500원
*나는 부끄러워 / 조은수 글ㆍ그림 / 아이세움ㆍ8,500원
“난 우리 반에서 제일 뚱뚱해.” “에휴, 또 빵점이야.” “가난한 집이 정말 싫어.”
포크가 마음을 콕콕 찌르는 것 같고 얼굴에 불이 나서 화끈화끈 타오른다. 이럴 땐 어떻게 하지?
요즘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사춘기가 시작된다고 한다. 아이들도 기쁨과 슬픔, 부끄러움, 화, 무서움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스스로도 이런 감정의 정체가 뭔지 모르거나 잘 표현하지 못해 힘들어 할 때가 있다.
감정들이 어떻게 생기는지, 왜 그런 감정을 느끼고 우리 몸은 어떻게 반응하는지 친절하게 길라잡이를 하는 아이세움의 감정 시리즈 두 권이 나왔다.
아이들 눈 높이에 맞춰 그린 우습고 정감 있는 그림들이 한가득이다. 크레파스와 물감으로 쓱쓱 그리고 종이를 오려 붙여 찍은 알록달록한 그림은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한다.
1편 <출렁출렁 기쁨과 슬픔> 에서는 가슴 아픈 슬픔과 마음을 움직이는 웃음에 대해 얘기한다. 슬플 때 흘리는 눈물은 고통과 괴로움이 눈처럼 사르르 녹아 내리고 스트레스와 해로운 물질이 방울방울 몸 밖으로 흘러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출렁출렁>
들뜨고 신나는 기쁨을 표현하는 방법도 딱 아이들 수준에 맞췄다. ‘얼굴에 웃음꽃이 피다/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 오줌 찔끔, 방구 탱!/ 똥구멍이 간질간질/ 온 몸이 짜릿짜릿/ 세상이 온통 장밋빛으로 보인다.’
2편 <나는 부끄러워> 는 좀 더 교훈적이다. 성가신 부끄러움 같은 걸 안 느낀다면 과연 좋을까.“엄마한테 혼났네 재수없어.”“거짓말 하다 들켰어 재밌네.”그렇지만 부끄러움이야말로 양심에 철판 깔지 않게, 우리를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감정이라고 말한다. 나는>
또 놀림 당하는 아이에게도 부끄러움을 뱉어버리라고 충고한다. 부끄러운 기억은 처음엔 작지만 점점 자라나서 커지니까. 마음 속 방에 꼭꼭 숨겨두면 슬금슬금 곰팡이가 자라나기 때문에 친구나 부모님에게 털어 놓는 게 좋다고.
지은이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납작코도 뚱뚱한 몸도 꼴찌 성적도 모두 괜찮아. 너는 이 세상에 하나뿐인 귀한 아이라구.”
자기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마음의 방향을 못 찾는 어른도 많다. 어릴 때부터 자기 감정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은 공부 아닐까. 출판사는 화ㆍ무서움 등 올해 안에 감정 시리즈를 8권까지 낼 계획이라고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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