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신임 노조위원장(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에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민투위)' 출신 이상욱씨가 당선됐다. 이씨는 3만 8,000여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상대 후보에 51대 48로 이겨 당선됐다.
민투위 출신이라는 이유로 '강성 노조'의 재대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2000년과 2004년 이미 두 번의 노조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원칙주의자의 이미지를 뚜렷이 각인 시켰던 터여서 기대 또한 적지 않다.
현대차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현대차 노조가 노동운동에서 갖는 상징성은 언급하지 않아도 누구나 잘 알 것이다. 올해 초 이른바 시무식 폭력사건으로 촉발된 노사 불화는 상여금과 파업문제로 치달았으나 울산시민과 국민, 무엇보다 노조원들의 진의가 확인되면서 타협의 실타래가 풀렸다.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는 2교대제가 쟁점이었던 현대차 전주공장에 영향을 미쳤고, 결국 기대를 거스르지 않은 방향으로 노사 합의의 물꼬가 터졌다.
신임 이 위원장은 "민주노총 등 상급단체가 의제를 설정하더라도 현장의 고충을 살펴 신중하게 처리하는 것이 정도"라고 선언했다. "정치 파업에 대한 국민과 노조원의 비판적인 인식을 따갑게 받아들인다"고도 말했다.
그가 '현장의 고충'과 '여론의 인식'을 새로운 집행부가 지켜가야 할 두 축으로 내세운 점을 주목한다. 그 동안 현대차의 노사갈등은 이러한 '고충과 인식'을 도외시하고 이기적이고 소아적인 이기주의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의 '강성 이미지'가 원칙주의자라는 평판과 크게 어긋나지 않음에도 주목한다. 올해 초 현대차 노사의 불협화음은 이미 합의한 약속에 대해 노조 내부의 불협화음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 불거졌으나 결국 원칙적인 방향으로 해결돼 국민적 반발이 상당부분 무마됐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 회사의 재정상태나 국가 경제상황, 생산성과 물가 인상 등을 고려해 임단협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강력하지만 분별력있는 리더십으로 내부 반발을 제어하고 원칙을 견지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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