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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호텔' 초호화 크루즈, 중장비로 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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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호텔' 초호화 크루즈, 중장비로 마중

입력
2007.03.1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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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찾은 호화 크루즈선 두척 반나절만에 떠나

*기반시설·관광지개발 미비 씀씀이 큰 관광객 놓쳐

14일 오전 8시 인천항 제1부두. 뱃고동 소리와 함께 3척의 예인선이 3만톤급 대형 크루즈를 부두 가장자리로 바짝 밀어붙이자 선박에 부딪치는 파도 물결이 거대한 하얀 포말을 일으켰다.

‘바다 위의 특급호텔’로 불리는 초호화 유람선 2척이 이날 인천항에 입항했다. 탑승인원이 각각 1,000명과 800여명에 달하는 노티카호(3만277톤급)와 아마데아호(2만8,856톤급)가 주인공이다.

인천항 개항 이래 처음 입항한 3만톤급 크루즈, 노티카호에 승선했다. 길이 190여m, 선폭 25m인 노티카호에는 갑판 수영장, 사우나, 카지노, 쇼핑센터 등 호화 시설이 즐비했다. 5성급 호텔 수준이다. 건물 내 천장 벽화를 보면 마치 유럽의 유명 미술관에 온 것 같은 탄성이 나온다. 하루 숙박료만 250만원이 넘는 방도 있고 가구나 식기도 대부분 명품이다.

모두 11층으로 나뉜 선실 중 승객은 4~11층을 쓴다. 카지노와 최고급 레스토랑이 있는 5층은 ‘만남의 광장’이다. 미국 오하이오 출신 데보라(55ㆍ여)씨는 “베르사체 식기로 이뤄진 최고급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타이타닉호의 귀족 출신 여주인공이 된 기분”이라며 “남편과 함께 정장을 차려 입고 만찬장에 갈 때 기분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한 달 전 태국 방콕에서 배를 탄 호주인 존스(77)씨도 “전용공연장에서 낮에는 그림 경매, 밤엔 마술쇼나 재즈공연을 보는 게 큰 재미”라며 “어젠 공연장에서 승객들끼리 다음 도착지인 한국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활짝 웃었다.

야외 수영장과 노천 사우나, 걷기 트랙이 설치된 10층과 11층도 명소다. 11층 갑판에서 아래층 야외 수영장을 내려다보던 미국인 레지나(68ㆍ여)씨는 “30년 넘게 간호사로 일한 내 자신을 위한 은퇴 선물”이라며 “안락한 환경 속에서 미지의 동양세계를 찾아 다니는 설레임도 큰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강화도, 임진각 등을 찾은 크루즈 관광객들은 이날 저녁 바로 중국 톈진(天津)으로 떠났다.

◆크루즈 관광객 맞을 준비 돼 있나

호화 유람선의 입항은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노티카호의 경우 25일 여행비용이 보통 1,000만원을 넘는다. 관광객 중 가장 씀씀이가 큰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아시아에서만 일본 중국 태국 등 7개국에 정기 크루즈 노선이 개설돼 있지만 한국에는 반나절 잠깐 들르는 게 고작이다. 인천항을 찾는 크루즈는 1년에 3, 4척에 불과하다.

실제 이날 크루즈 승객들은 항구 곳곳에 널린 철제 선박부품들을 피해 조심조심 100m 가량 떨어진 여객터미널로 몸을 옮겼다. 지저분한 항구와 낙후 시설도 감점 요인이다.

부산은 4월 크루즈 전용터미널을 개관하지만 인천은 2011년 건립 계획만 있을 뿐이다. 인천항만공사 서정호 사장은 “열악한 부두시설 때문에 외국 관광객들의 한국에 대한 첫인상이 실망스러울까 걱정”이라며 “서울, 판문점 관광 연계프로그램도 확대하는 등 장기적으로 인천항 발전을 위해 크루즈 전용 여객터미널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는 우선 정기항로 개설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이달 말 독일 브레멘항에서 크루즈 운영 20개 선사를 대상으로 정기항로 개설 문제를 협의한다. 정기항로가 열려 기항지가 되면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반나절에서 1, 2일 이상으로 늘게 된다. 정기항로가 되면 유람선 이용 여행객이 연간 20만~3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현정기자 agada20@hk.co.kr

신보경ㆍ이경진 인턴기자(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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