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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굴러 들어오다만 1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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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굴러 들어오다만 10억

입력
2007.03.1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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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銀 "출장소 개설조건 기부"…李총장 "은행점포 과잉" 거부"-재정부족 허덕이는데" 지적도

서울대 이장무 총장의 말 한마디에 신한은행이 서울대에 내려던 기부금 10억원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15일 서울대 관계자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신축한 자연대 건물 1층에 18평 규모의 출장소를 여는 조건으로 자연대 4억원, 본부 6억원 등 10억원의 발전기금을 내겠다고 제의했다. 자연대는 물론 본부 기획실과 부총장까지 두 손 들어 환영했지만, 이 총장이 뜻밖에 고개를 가로 저으면서 기부금 얘기는 없던 일이 됐다. “캠퍼스 안에 은행 점포가 너무 많다”는 게 이 총장의 반대 이유인데, 학내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자연대 관계자는 “새 건물에 은행 점포가 생기면 학생, 교수 모두 편리할 것이고 게다가 10억원을 주면서 들어오겠다는 것 아니냐”며 답답해 하고 있다. 출장소 개장 준비를 진행하던 신한은행도 적잖이 당황하는 기색이다.

일각에선 서울대와 농협의 오랜 신뢰 관계에서 나온 무언의 힘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농협은 서울대 안에 지점 1개와 출장소 5개를 운영 중인 ‘터줏대감’인데, 신한은행이 지난해 11월 공대 건물에 출장소 1호를 열면서 농협의 30년 독주체제에 금이 갔다. 신한은행은 7월 학생회관 출장소도 개설할 계획이어서 자연대 진출까지 확정됐다면 농협을 턱 밑까지 추격할 뻔했다.

사회대 한 대학원생은 “다른 학교에 비해 넓은 캠퍼스 규모를 생각하면 무슨 은행이든 금융기관 점포는 많을수록 좋다”며 “재정 부족을 핑계로 학생들 등록금은 크게 올리겠다는 학교가 굴러들어온 10억원을 거절하는 것은 또 무슨 경우냐”고 의아해 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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