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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타잔과 제인이 살던 곳?

입력
2007.03.1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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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아태교육원, 교과서 오류 지적

‘아프리카는 타잔과 제인이 때묻지 않은 자연에서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던 곳이다.’(A사 <중학교 사회1> 134쪽)

‘이슬람 교도는 네 명의 부인을 둘 수 있지만 서로 떨어져 살아야 한다.’(B사 <중학교 사회1> 294쪽)

세계화에 맞춰 다문화 교육을 강화하자는 구호가 무색하게 중ㆍ고교 교과서 속 아프리카와 이슬람 문화권 관련 내용에 오류나 편견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네스코 아태국제이해교육원은 17일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포럼 ‘교과서에 나타난 다문화 사회교육’을 열고 중학교 <사회1> <사회2> 와 고등학교 <세계사> <세계지리> 교과서에 나타난 부적절한 서술 사례를 제시한다.

◆ 아프리카

한건수(강원대) 교수는 아프리카 지리 및 역사 기술에 할애한 분량 자체가 너무 적다고 지적한다. 한 <사회1> 교과서의 경우 총 89쪽이 세계지리 부분인데, 이 중 중남부 아프리카는 5쪽, 북부 아프리카는 반 쪽에 불과하다. 고교 교재도 마찬가지여서 263쪽짜리 <세계지리> 에는 관련 내용이 11쪽 밖에 없다.

한 교수는 “아프리카를 타잔과 연결시키는, 서구 중심적 편견이 더 문제”라고 지적한다. ‘북소리가 울리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축제가 시작된다‘(C사 <세계지리> )는 식으로 아프리카 문화를 감성적, 본능적인 것으로 표현한 구절이 대표적 사례. ‘아프리카는 니그로 인종의 본고장’이란 서술은, 니그로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용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교수는 아프리카의 정상적 발전을 저해할 만큼 심각한 사건이었던 노예무역이 <세계사> 교과서에 겨우 1쪽, 그것도 부정확한 통계와 함께 서술됐다고 말한다. 아울러 60년대에 용도 폐기된 개념인 ‘부족사회’가 버젓이 쓰이고, <역사부도> 속 지도에 국가명과 경계 표시가 잘못된 점도 지적한다.

◆ 이슬람

이희수(한양대) 교수는 <세계사> 와 일부 <사회1> 에 무함마드(마호메트) 초상화가 게재된 점을 우려한다. 그는 “이슬람에서 예언자의 얼굴을 그리는 것은 최대 신성모독”이라며 작년 유럽에서 일어난 ‘무함마드 만평’ 파문을 상기시킨다. 자칫 이슬람 국가와 외교마찰을 일으킬 수 있는 민감한 사항이라는 것.

이 교수는 또 종교적 금기와 관습적 금기를 혼동한 내용이 많아 학생들에게 이슬람에 대한 편견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몇몇 <사회1 교과서에 ‘이슬람 교도는 돼지고기 외에 조개 새우 문어도 먹을 수 없다’고 서술돼 있는데, 유목 문화 때문에 다소 꺼릴 뿐 수상 생물을 먹는 데는 아무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도둑질 하면 손을 자른다’ ‘기도 시간에 종교 경찰이 순찰 다닌다’는 등 소수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에 남아 있는 행태를 일반적 경우처럼 서술하는 것도 문제라고.< p>

이 교수는 “터키 모로코 튀니지 등에선 일부다처제는 물론 간통제, 사형제까지 폐지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상을 고루 반영해 교과서를 서술할 것을 주문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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