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테러 등 29건 인정
9ㆍ11테러의 주범 중 한 명으로 지목돼온 파키스탄인 할리드 셰이크 모하메드(사진)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9일 비공개로 열린 청문회에서 9ㆍ11테러를 비롯해 1993년 이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대형 테러 사건들을 모두 자신이 기획, 지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당국이 14일 워싱턴에서 공개한 진술서에 따르면 모하메드는 1993년 2월 뉴욕 세계무역센터 지하 주차장 폭탄테러에서부터 인도네시아 발리 테러에 이르기까지 여러 테러공격과 기도에 자신이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진술서에는 그가 책임을 주장한 29건의 테러사건들이 나열돼 있는데, 이 중에는 빌 클린턴, 지미 카터 등 전 미국 대통령들과 교황 바오로 2세의 암살 미수 사건도 포함돼 있다.
진술서에는 또 그가 9ㆍ11 테러 이후 캘리포니아의 라이브러리 타워, 시카고의 시어스타워, 워싱턴주의 플라자은행,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을 목표로 2차 테러를 기획했다고 적혀 있다. 또 호르무즈 해협과 지브롤터 해협 및 싱가포르에서 미군 함정과 유조선들을 폭파하기 위한 작전 계획을 세워 자금을 마련했고 파나마운하를 폭파하려 했다는 진술도 있다.
모하메드는 이밖에도 쿠웨이트에서 2명의 미군을 살해했으며, 미국 항공기 2대를 폭파하기 위한 '신발 폭탄범(shoe bomber)' 작전에도 자신이 연루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진술서 공개에 앞서 다른 부분을 삭제했으며, 진술 이외의 구체적 증거는 적시하지 않았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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