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집 살면 세금 더 내는 게 당연" 반응도
정부가 15일 중과세 위주의 보유세 제도에 한치의 후퇴도 없다고 밝히면서 올해 종합부동산세로 인해 세부담이 최고 3배로 급증한 집주인들의 집단적인 조세저항이 예상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주민 이만선(68)씨는 “정부는 집값이 올랐으니 세금을 많이 내라고 하는데 누가 집값 올려달라 했느냐”며 “강남에 산다고 모두가 떼부자거나 투기꾼인 것은 아닌데 500만원이 넘는 보유세를 내라는 것은 청천벽력 같은 소리”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에서 16년째 살고 있는 김애옥(59)씨는 “남편도 몇 년 전에 은퇴해 연금으로만 살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수백만원의 종부세를 부담하기가 벅차다”며 “고위 관료라는 사람이 ‘세금이 부담되면 팔고 싼 곳으로 이사가라’고 하는데 이는 세금 때문에 주거의 자유까지 빼앗는 꼴”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광진구 자양동 한양아파트 주민 한모씨는 “물가도 크게 오르고 집값도 최근 몇 년간 폭등했는데 종부세 기준은 2년전 6억원으로 정해진 뒤 몇 년째 그대로”라며 “종부세가 고가주택에 대한 세금인 만큼 기준도 그에 맞춰 상향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단지에서는 이미 집단적인 반발이 표면화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입주자대표회의는 27일 전체 입주자대표 회의를 열어 이번 공시가격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하고, 1가구 1주택에 대한 종부세 폐지 촉구 및 양도소득세 인하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고양시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연합회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을 철회할 것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세부담 증가는 집주인만의 일이 아니다. 일부 세입자들은 집주인들의 세부담이 전ㆍ월세로 전가되지 않을까 잔뜩 걱정하고 있다.
목동7단지 전세를 사는 김동연(40)씨는 “올 가을에 전세계약을 다시 해야 하는데 집주인이 늘어난 보유세를 전세금 인상으로 충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종부세가 가진 만큼 세금을 내야 한다는 조세원칙에 부합한다며 집값 상승에 따른 세부담은 당연하다는 반응도 만만찮다.
용인 수지 LG아파트 45평형에 사는 조영신(45)씨는 “200만원에 가까운 적지않은 보유세를 내야 해 부담은 되지만 집값에 비례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조세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구리시 토평동의 황모씨는 “수 십억원짜리 집에 살면서 몇백만원 세금을 폭탄에 비유하며 집단 반발하는 모습이 볼썽 사납다”면서 “비싸고 좋은 데 사는 사람이 세금을 더 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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