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선수 출전’ 파문으로 프로복싱계가 내홍을 겪고 있다.
‘가짜 선수 출전’ 파문은 지난 1일 전북 임실에서 열린 국제여자복싱협회(IFBA) 슈퍼 플라이급 세계타이틀매치에서 김지영에게 판정패한 중국의 쉔예단이 지난해 10월12일 제주에서 열린 ‘세계여자프로복싱 챔피언스리그’ 대회에 양야훠이 대신 출전해 경기를 치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세계여자프로복싱 챔피언스리그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개국에서 각각 4명의 선수가 참가한 국가대항전 형식의 대회로 한국은 당시 3승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밴텀급에 양야훠이의 이름으로 출전한 쉔예단은 이화원에게 판정패했다.
지난 10월 ‘양야훠이’라고 경기에 나선 선수가 쉔예단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타이틀매치에 나선 것에 의문을 품은 권투인들에 의해 ‘가짜 출전’ 사실이 밝혀졌고 현재 이들은 사태의 책임을 지고 한국권투위원회(KBC) 지도부가 퇴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KBC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대회 직전 중국프로복싱협회(CPBO)가 양야훠이가 사고를 당해 출전이 어렵다며 대신 쉔예단을 양야훠이의 이름으로 출전시키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대회 주최측이 이를 수락했다”고 말해 ‘대리 선수 출전’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이벤트성 대회였던 탓에 CPBO와 대회 조직위측의 강력한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다. KBC가 특정한 의도를 지니고 ‘대리 선수 출전’을 허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이벤트성 대회라고는 해도 KBC가 대리 선수 출전을 눈감아주며 관중들을 기만하는 행위에 동조했다는 점에서 사태의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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