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14일 성희롱 피해자를 가해자와 싸잡아 비난한 고등학교 교장 등에 대해 징계조치를 내릴 것을 학교 측에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경북 A중학교 영어교사 안모씨는 지난해 4월부터 이 학교 교무보조로 근무하던 김모씨에게 “사랑한다. 보고싶다”는 내용의 메모와 문자메시지를 상습적으로 보내고 교사 휴게실에서 김씨를 뒤에서 강제로 껴안기도 했다. 김씨는 교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안 교사가 잘못했지만 당신도 문제가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동료교사 권모씨도 “당신도 이 사건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 4년간 근무했던 김씨는 최근 재계약을 거부당했다.
인권위는 “안씨는 피해자가 자신의 뜻을 거부하자 업무를 부여하지 않고 성희롱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경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까지 했다. 학교장과 동료교사도 진위 확인 노력 없이 피해 여성을 더 괴롭게 한 책임이 인정된다”며 이들 3명에 대해 전보조치와 인권교육수강 등을 권고했다. 김씨에 대한 재계약 거부 통보도 취소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또 술에 취해 여자 제자를 성희롱 한 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한 국립대 교수 이모씨에 대해 특별인권교육을 수강하라고 권고했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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