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선데이> 는 파멸에 관한 영화다. 죄의식과 용서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파멸은 죄의식에서 오고, 파멸함으로써 비로소 용서 받는다. 이런 순환고리를 가지고 있기에 영화는 우울하고 어두운 ‘느와르’ 일수 밖에 없다. 뷰티풀>
나약함을 거친 태도로 감춘 부패한 강 형사(박용우)와 내성적인 성격의 고시생 민우(남궁민)는 한 지점을 향해 걸어간다. 그 지점이란 다름아닌 한 여자이고, 범죄와 파멸이다.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아내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마약조직과 결탁한 강 형사는 그 때문에 억울하게 감옥에 갔다 나온 또 다른 마약조직 두목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민우는 지금의 아내가 된 여자 수연(민지혜)를 짝사랑하던 5년 전 어쩔 수 없이 성폭행한 사실에 괴로워한다.
전혀 상관없는 두 사람은 옴니버스 영화처럼 서로를 알지 못한 채 독자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자학적인 강 형사는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민우는 마침내 비밀을 알아버린 아내의 분노와 냉정한 태도에 절망하다 또 한번 충동적으로 죄를 저지른다. 그리고 마지막 지점에 이르러서야 극적으로 둘은 하나가 되고, 그들의 이야기는 한 선 위에 올려진다.
그전까지 영화는 어떤 암시나 장치도 만들어 놓지 않는다. 형사 범죄물과 가슴 아픈 멜로 드라마 사이를 반복한다. 이 점이야말로 <뷰티풀 선데이> 의 매력이자 약점이다. 뷰티풀>
때론 강 형사의 이야기가 다소 상투적이고 느슨하지만, 그때마다 무대를 바꿔 나타나는 민우가 그것을 바짝 조이면서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끝까지 긴장감과 궁금증을 놓치지 않게 만든다.
그러나 그 끝없는 긴장감이 관객들을 다소 지치게도 만들어 마지막 ‘놀라운 반전’의 강도를 약화시킨다. 감정의 리듬을 살리는 이완의 묘까지 살렸다면. 물론 신인 감독의 놀랄만한 연출의 힘은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주목 받을 만하다. 29일 개봉. 18세관람가.
이대현 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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