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한 ‘빙상 탄환’의 머리에는 꽃으로 만든 화관이 씌워졌다. 겨울스포츠의 꽃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세계신기록(34초25)을 세우며 2007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이강석(22ㆍ의정부시청). 그는 “올림픽에서 우승하고 월계관을 쓴 기분”이라며 활짝 웃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선수라는 생각에 즐겁다. 지금까지 정상에 오르려고 죽기살기로 뛰었다면 이제부터는 정상을 지켜야 한다. 항상 최고가 될 수는 없기에 부담이 크다. 그러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화관이 아닌 월계관을 쓰겠습니다.”
이강석이 탄 비행기는 14일 새벽 5시10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 수속을 마친 이강석이 6시에 모습을 드러내자 ‘빙상 영웅’에 대한 뜨거운 취재 경쟁이 벌어졌다. 어머니 노정희(47)씨는 밤잠을 설치고 공항에 마중을 나갔지만 이강석에게 쏟아지는 인터뷰 세례 때문에 오후까지 아들과 이야기를 나눌 틈이 없었다.
“결승선을 통과하고서 전광판을 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어요.” 이강석은 지난 10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스케이트장에서 34초25로 결승선을 통과해 가토 조지(일본)가 갖고 있던 종전 기록(34초30)을 갈아치운 순간을 회상했다. 지난달 한국체대를 졸업하고 의정부시청에 입단한 이강석은 “대학원에 진학했기 때문에 운동과 학업을 병행해야 한다. 5월부터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2007~2008시즌을 준비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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