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돈 첫 등정 30주년맞아 후배들 헌정 등정
*박영석 원정대 5월10~20일 정상 공격… 30년전 그때처럼 한국일보가 함께 합니다
“여기는 정상, 더 오를 곳이 없다.”
1977년 9월 15일 에베레스트 정상(8,848m)에서 들려온 고상돈의 일성은 전 국민을 열광시켰다. 한국일보가 후원한 ‘77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국내 최초로 세계의 지붕에 올라선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유신 말기의 암운을 뚫고 날아든 낭보는 국민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을 되살려 준 큰 선물이었다. 한국은 세계 8번째로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다.
에베레스트 등정 30주년을 기념해서 박영석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이번에는 ‘한국 최초의 신루트 개척’을 선언한다. 박영석 세계탐험협회가 주관하고 한국일보, 대한항공, 노스페이스, 싸이더스FNH가 후원하는 박영석 에베레스트 원정대는 31일 한국을 떠나 네팔 카트만두로 들어간 뒤 두 달 내에 에베레스트의 최대 난코스인 남서벽에 새로운 루트를 만들어 정상 등정에 나선다.
박영석(44) 에베레스트 원정대 대장은 “이번 원정은 77년 한국 산악계가 이뤄낸 대업을 기리기 위한 후배 산악인의 헌정 등정”이라며 “에베레스트에 ‘코리안 루트’라는 미답의 길을 개척해 선배들에게 바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대장은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세계적인 산악인이다.
에베레스트 등정 30주년인 올해는 당시 원정을 후원했던 한국일보 장기영(張基榮) 창간 사주의 30주기(周忌)이기도 하다. 77에베레스트 원정대의 김영도(83) 대장은 “사회의 무관심 속에 추진된 에베레스트 원정은 장 사주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애초 불가능했다”고 회고했다. 장 사주는 원정대 출발 직전 타계, 아쉽게도 등정 성공을 지켜보지 못했다.
이번 원정에는 30년 선후배 산악인이 함께 한다. 이제 노년에 접어든 77원정대원 11명은 30년 만에 에베레스트를 다시 찾아, 97년 탕보체에 세워진 한국 에베레스트 등정 20주년 기념비를 방문하고, 베이스캠프까지 같이 오른다.
원정대는 4월 3일 네팔 카트만두를 출발해 루크라(해발 2,827m), 남체(3,446m), 탕보체(3,860m) 등을 거쳐 10일께 해발 5,70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후 한달 간 5곳의 공격 캠프를 마련하고 5월 10~20일 정상 공격에 나선다.
베이스캠프까지의 원정길에는 77대원와 함께 한국일보 장재구 회장, 사진작가 김중만씨, 2006 미스코리아 미 박희정 김수현씨도 동행할 예정이다.
이성원 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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